악재가 아닌 실망감일 뿐..탄탄한 수급도 한 몫
미국發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국내증시는 하락폭에 제한을 받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구제금융안에 정작 알맹이는 빠졌다는 비판에 다우지수는 연 저점을 새로 써야 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1160선도 위태위태하다가 현재 1170선까지 회복해내는 등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1일 오전 9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5.20포인트(-2.10%) 내린 1173.67을 기록중이다.
전문가들은 의외로 견조한 국내증시에 대해 '추세를 역전시킬만한 악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제금융안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것은 악재가 아니라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문을 닫는 지경에 놓이는 위기였지만 지금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실망감인 만큼 지난해만큼의 투매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기대감으로 올라왔고 이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구제금융안이 기대감보다 미진했을 뿐 그 자체가 악재는 아니기 때문에 하락이 제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기대감으로 올랐던 부분이 실망감으로 인해 다시 반납되는 정도라는 설명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의 해결 방안이 빠르게 처리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이것이 시간이 걸리는 쪽으로 가고 있고, 이로 인해 박스권 장세가 지연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오바마 정부가 세부적인 대책을 다시 내놓고 시장의 공감을 얻는다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낙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구제금융안 자체가 미국에 국한된 문제인만큼 그리 큰 영향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제금융안이 미국에 국한된 문제였던 만큼 미국보다 낙폭이 양호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의 재정상태가 미국보다는 양호하기 때문에 지수를 방어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증시의 강한 수급상황도 하락을 막아내는 요인이다.
임 애널리스트는 "지금 현재 코스피지수는 120일 이평선(경기선)은 하락하고 60일 이평선(수급선)은 지지해내고 있다"며 "수급선을 지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급이 양호하고, 기술적 흐름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황 애널리스트 역시 "수급이나 심리가 많이 개선된 만큼 매집이 어느정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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