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권력기관장 교체를 둘러싼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이 사실상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후임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 인사에 대한 최종 구상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내주 초 후임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4대 권력기관장 인사가 빨라진 것은 인적쇄신을 둘러싸고 최근 벌어지는 난기류 때문이다. 교체 여부를 놓고 조직내부의 동요가 끊이지 않는데다 일부 기관의 경우 업무공백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 주변에서는 온갖 투서와 음해가 끊이지 않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미확인 루머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상률 국세청장의 퇴진과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의 감사원 내사설 등 역시 권력내부의 물밑 파워게임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 대통령이 이를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주도권 장악은 물론 여권진용 재편 또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지난해 정국 전반을 뒤흔들었던 권력사유화 논쟁의 재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4대 권력기관장으로 불리는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총장, 국세청장 등 빅4의 인사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최종 보고를 거쳐 오는 19일 후임 인선을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에서 거론하는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의 후임 후보군도 검토 대상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며 "그러나 다른 인물들에 대해 실무 검증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의외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우선 후임 국세청장의 경우 국세청 내부 인사로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과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외부 인사로는 허용석 관세청장과 허종구 조세심판원장, 조용근 한국세무사회 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 발탁한 청장들이 잇딴 비리와 추문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외부인사 발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국세청장 교체에 이어 김성호 국정원장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교체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4대 권력기관장 중 유임 의견이 우세한 임채진 검찰총장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두 물갈이되는 것.
김성호 국정원장의 경우 일각에서 잔류설이 나돌기도 하지만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교체될 경우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최시중 방통위원장, 김경한 법무장관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교체로 결론이 난 어청수 경찰청장의 후임으로는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기용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임채진 검찰총장의 경우 유임 의견이 우세하다. 임 총장은 한 때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라는 점 때문에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부처 장악력과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아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청와대는 4대 권력기관장 인선을 마무리한 뒤 청와대 수석 1~2명을 교체하는 소폭개편과 함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 교체를 포함하는 중폭 이상의 개각을 통해 여권 진용 개편을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시기는 설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에 따라 설 이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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