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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팔려 이사도 못가요"

광주 동림지구 A아파트 250여가구 '갈아타기' 안돼 분양잔금 못줘

입주 지연에 15% 연체료 부담도

"새 집에 이사가고 싶은데 갈수가 없어요."

광주 북구 동림지구 A아파트 112㎡(34평)형을 분양 받은 회사원 김 모(42)씨는 최근 '새집 장만'의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이달말로 예정된 입주지정일까지 잔금을 치르고 입주를 해야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자칫 입주 연기에 따른 연체료를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치러야할 잔금이 2억원이 넘지만 주택 대출을 받더라도 1억원이 부족하다"며 "급매물로 내놓은 아파트가 도무지 팔릴 기미가 없어 이사는 커녕 이젠 비싼 연체료마저 물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최근 경기 침체의 여파로 광주지역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면서 '집들이'를 앞둔 입주예정자들이 기존의 집이 팔리지 않아 한숨만 쉬고 있다.

이들은 분양 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감정가ㆍ분양가의 60%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주택대출 금리가 연7%에서 최고 9%가 넘어서면서 이자 부담 또한 만만찮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고분양가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이같은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는 한 '갈아타기'를 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이달 30일 입주가 완료되는 동림지구 A아파트는 현재 250여 가구의 입주예정자들이 이같은 어려움으로 잔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입주 예정자 400여 가구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들은 입주가 미뤄질 경우 연기된 기간에 따라 최고 15.69%의 연체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금융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 아파트의 115㎡(35평형)을 분양 받은 또 다른 입주예정자 김모(46ㆍ쌍촌동)씨는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았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어 최근에는 밤에 잠도 못이루고 있다"며 "2억 2000여만원의 잔금을 이달 말까지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상황은 인근 B아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는 1년전 입주가 완료됐지만 전체 가구의 25%인 200여 가구가 같은 이유 등으로 입주가 연기됐다. 더욱이 60여 가구는 입주조차 하지 못한 채 최고 11%의 연체료를 내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고 계약이 파기됐다

이에 대해 B아파트의 한 관계자는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가 상당 기간 미뤄질 경우 회사 역시 피해가 상당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장기간 입주가 연기된 가구는 계약을 파기하고 재분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대출 담당자는 "입주아파트 예정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대출 관련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다"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배동민 기자 gugg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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