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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264가구 통째로 경매시장 나와

1998년 부도 후 주택법 개정.. 10년만에 경매

서구 농성동 임대아파트, 주공 '우선매수' 성공

10일 광주지방법원 경매법정에 이색 물건이 경매에 붙여져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법정에는 광주 서구 농성동의 42.9㎡(13평)형 모 임대아파트 264가구가 통째로 경매물건으로 나왔다..

이 아파트는 건설업체인 A종합건설이 1998년께 준공 1년만에 부도로 쓰러지면서 지난 2005년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당시 임차인 우선 매수권을 담은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제정되면서 경매가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건설사의 부도 이후 10여년간 거리로 내몰릴 불안감과 싸워왔던 입주자들은 '부도공공건설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기대 이날 경매법정의 결과를 숨죽여 지켜보았다. 경매에 앞서 대한주택공사가 이 물건에 대해 우선매수 신고를 한 상태였기 때문.

이들 입주자들은 주공에서 낙찰을 받을 경우 정부 소유의 공공 임대아파트로 전환돼 2년마다 재계약을 통해 최대 30년까지 그대로 살 수 있다.

또 공공임대 무자격 주민들은 3년간 현재 계약수준(임대보증금 2300만원, 월임대료 2만원)으로 거주할 수 있어 주공이 구세주인 셈이었다.

하지만 이날 주공이 아닌 '제3자 낙찰'에게 낙찰되면 이 모든 상황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될 형편이었다.

이 아파트의 법정 최저가는 3500만~3800만원. 이날 경매 1차에선 유찰이 됐고 오후 2시부터 2차 입찰이 시작됐다. 2차 입찰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응찰자들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고 이날 법정을 찾은 50여명의 입주자들은 숨을 죽였다.

이날 경매 물건 264개 가운데 '제3자 낙찰'은 7건에 머물러 입주자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나마 7건은 기존 임차인이 숨졌거나 임대사업을 하다가 종적을 감춘 가구들로 사실상 권리를 포기한 상태기 때문에 실제 입주자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의 한 입주자는 "10년동안 광주시 등을 상대로 힘겹게 싸워왔다"며 "경매 브로커의 개입 등 경매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지만 잘 마무리 돼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이에 대해 대한주택공사의 한 관계자는 "최저입찰가가 더 낮아지는 3차부터는 응찰자가 더 몰리겠지만 최대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더이상 피해 가구는 없을 것"이라며 "부도임대아파트의 경우 특별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입주민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배동민 기자 gugg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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