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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방지" vs "과잉통제"

공무원 '포털 이메일' 차단·보안 방화벽 가동 논란

정부가 10월부터 공무원들이 행정망을 통해 상용이메일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차단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보유출 방지 차원이라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과잉통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2009년부터는 공공기관 청사에도 인터넷 사용과 저장장치 사용을 제한하는 온라인 보안 방화벽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원인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달 1일부터 공무원들이 행정망을 통해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 엠파스 등 포털 이메일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원천 차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공직자 이메일 통합규정에 관한 국가사이버안전관리규정(대통령 훈령 제141호)에 따른 것으로 메일 교환과정에서 중요 정보가 유출되거나 해킹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가정보원에서 공직자 메일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고 행정안전부를 통해 각 부처와 자치단체에 세부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은 내달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직자 통합 이메일'(ID@korea.kr)을 사용하거나 기존의 기관메일 대신 보안을 대폭 강화한 새 기관메일(ID@.기관약칭.go.kr)을 사용해야 한다.

자체 기관메일의 경우에는 웹서버와 데이터베이스 서버를 별도로 운영하고 필수 보안기능을 갖춘 후 활용토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부 상용 이메일을 사용할 경우 해킹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고 이메일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비밀정보 및 기관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성이 높다"며 "이번 조치는 일종의 보안강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규제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포털 등 상용메일이 일반화 돼 있는 상황에서 과잉통제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전남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잇따라 인터넷 보안 사고가 터지는 상황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십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상용 이메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은 물론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금융권과 기업체 등에 이어 공공기관 청사에도 온라인 보안 방화벽이 전면 설치돼 운영될 전망이어서 공무원은 물론 민원인들의 큰 불편마저 예상된다.

이미 광주ㆍ전남지역 일선 경찰서는 지난 16일부터 자체 보안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서 내에서 인터넷 사용과 저장장치 사용을 제한하는 온라인 보안 방화벽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일반인들이 일선 경찰서의 내부 온라인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하려면 경찰서에서 배포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개인의 컴퓨터에 사전에 설치해야만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다.

광주의 한 일선 자치구 공무원은 "인터넷 활성화로 등장한 정보사회에서 당초 우려했던 거대 권력의 감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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