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기자
고령 인력이 상수화된 상황에서 인사체계 개선 없는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임금·HR연구' 26년 상반기 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임금·HR연구는 국내외 기업의 인사·조직, 임금제도 관련 최근 이슈를 특집주제로 선정해 학계 및 현장 전문가의 견해와 선도기업 사례를 전달함으로써 기업들의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지원하고자 연 2회 발간하는 정기간행물이다.
주제발표를 맡은 최현진 콘페리 시니어파트너는 "경직된 고용구조, 직무와 무관한 다단계 직급구조와 정기 승진체계, 연공적 보상체계 등이 기업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상황에서, 인사 체질 개선 없는 정년 연장은 고령화 시대에 더 큰 재앙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고령인력이 상수화된 시대에는 성과 중심 보상 운영, 타이트한 승진 검증, 인공지능(AI) 시대 적합 인력 육성·검증 등 인사체계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례연구를 담당한 김소현 퍼솔 코리아 전무는 "노동시장 성격이 다른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공통적으로 재고용 모델이 주류로 자리 잡은 것은 결국 재고용 모델이 기업의 인건비 관리 유연성, 직무 재설계 가능성, 그리고 세대 간 역할 분담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건을 동시에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진 옥스퍼드대 연구교수는 "고령자 계속 고용이 실패하는 이유는 조직이 여전히 젊은 인력을 전제로 설계된 일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영국 기업의 사례를 통해 고령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이외에도 국내 대다수 철강기업이 정년을 60세로 유지하고 계약직·촉탁직 방식으로 1년간 재고용하고 있는 사례 등이 소개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연공 중심 인사·임금 관행과 경직된 역할 분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인사 체계의 신속한 재설계가 요구된다"며 "일본과 싱가포르처럼 기업이 임금과 직무를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조정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년 연장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등 노동시장 제반 여건이 조성되는 추이를 보고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