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5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차주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사이 11%포인트가 빠지며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며, 변동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게 형성된 영향이다.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통해 고정형 주담대 선택을 유도하고 있지만, 금리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에서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 1월 말 기준 75.6%로 집계됐다. 2022년 7월(63%)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 폭도 전월 대비 11%포인트에 달하며 최근 5년 사이 가장 컸다.
주담대 내 고정금리 비중은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인하 사이클에서도 정부의 인센티브 영향 등으로 오히려 상승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94%에 달했으나, 최근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차주가 급격히 늘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3년간 유지돼온 80~90%의 벽도 무너졌다.
이번 하락은 변동형과 고정형 주담대의 금리 차이 때문으로 판단된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5년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이 연 4.18~6.52%▲6개월 변동형이 3.65~6.35%로 집계됐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하단으로는 0.53%포인트, 상단으로는 0.17%포인트 더 높다.
은행들은 일제히 변동형에 가산금리를 높게 설정하며, 고정형 주담대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변동형 주담대에는 1.79~3.54%가 설정돼있는 반면, 고정형은 1.17~2.86% 수준이다. 0.6%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고정형과 변동형 주담대 최종 금리가 엇갈린 것은 각각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과 단기물·코픽스(COFIX) 금리 간 추이가 엇갈린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월 초 3.497%에서 한 달 만에 3.723%로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물은 단기 금리보다 미래의 정책 방향이나 경제 전망에 더 민감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진 데다 정부의 확대 재정 우려까지 겹치면서 장기물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준금리 대비 과도하다'는 발언 이후 지난달 27일 기준 3.572%로 다소 낮아졌지만, 단기물인 금융채 6개월물(2.812%)과는 여전히 0.76%포인트가량 벌어져 있다. 특히 변동형 주담대의 또 다른 지표금리인 코픽스가 지난 1월 기준 2.77%로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향후 변동형을 선택하는 차주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장기간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고 있지만 시장금리는 변동성이 커졌다"며 "향후 금리 전망 등을 따져가며 주담대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