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기업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를 둘러싼 특허 분쟁이 미국 정부의 공익 검토 대상에 올랐다. 최근 미국 정부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 건을 연방관보에 게재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우리 반도체 기업을 향한 일종의 압박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5일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NPE인 모노리식 3D(Monolithic 3D)로부터 접수된 민원을 3일(현지시간) 공지하고, 해당 사안을 '공익 문제(public interest issues)'로 분류해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미국 연방관보 홈페이지 캡처 화면
이번 민원은 SK하이닉스와 일본 키옥시아가 생산한 낸드플래시 및 D램 메모리 칩의 미국 내 판매가 관세법 제337조를 위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수입·판매 등 불공정 무역 행위를 규제하는 조항이다. 모노리식 3D는 ITC에 한정적 수입 배제 명령, 영업 중지 및 금지 명령 등을 요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모노리식 3D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를 상대로 ITC에 소장을 제출했다. 모노리식 3D는 SK하이닉스의 HBM2E, HBM3, HBM3E와 3D 낸드 전 제품군이 자사의 '3D 적층 기술 특허(미국 특허 531호 등)'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노리식 3D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특허 보유와 소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NPE로, 이른바 '특허괴물'로 분류되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며 국내 기업들은 NPE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1월 중국 NPE 어드밴스트 메모리 테크놀로지(AMT)로부터도 특허 침해 소송이 걸리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측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일상적인 특허 소송 중 하나"라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이 같은 특허 분쟁 사안을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연방관보에 게재했다는 점이다. 통상 ITC에 접수된 특허 침해 소송은 조사 개시 여부나 절차 진행 단계에서 개별 공지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공익 문제'로 명시돼 연방관보에 공식 게재되면서, 미국 내 산업·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를 사전에 점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