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1억 받으러 왔습니다' 벌써 134억 쐈다…사내 출산 57% 늘어난 '이 회사'

제도 시행 전 연평균 23명→지난해 36명
누적 134억 지급, 다자녀 출산 11명 배출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도 재차 제안

"1억원 받으러 왔습니다."

5일 서울 중구 부영그룹 본사 시무식장. 아이를 안은 직원들이 단상에 올라 자녀 1인당 1억원씩 출산장려금을 받았다. 부영그룹은 이날 2026년 시무식을 열고 지난해 자녀를 출산한 직원 36명에게 총 36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2024년 도입한 '자녀 1인당 1억원' 제도가 3년 차를 맞은 것이다. 제도 시행 전인 2021~2023년 사내 출산이 연평균 2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7% 늘었다. 첫해(28명)보다도 28% 증가했다.

부영그룹은 2024년 2월 시무식에서 처음으로 출산장려금 제도를 발표하며, 2021년 이후 자녀를 출산한 임직원 70명에게 총 70억원을 지급했다. 이듬해에는 전년 출산 직원 28명에게 28억원을 추가 지급해 누적 9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까지 누적 지급액은 134억원에 달한다.

다자녀 출산 늘고 고연차 직원도 동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지난해 출산한 직원들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제도 시행 이후 둘째 이상을 출산하거나 다둥이를 낳아 총 2억원 이상을 수령한 직원이 11명에 달한다. 9년 터울로 둘째를 낳은 직원, 다문화가정 출산 사례도 나왔다. 1억원이라는 경제적 지원이 '둘째, 셋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저출생 위기 속에서 기업이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제도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회사 사례가 국채보상운동이나 금 모으기 운동처럼 수많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나비효과로 확산한 점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영의 출산장려금은 세법 개정까지 끌어냈다. 정부와 국회는 기업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2024년 1월 1일 이후 지급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부영 직원들은 2021년 출산분까지 1억원을 온전히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재계 전반에 출산장려금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 농기계 기업 TYM(셋째 출산 시 1억원), 게임사 크래프톤(출산장려금 6000만원·육아지원금 최대 4000만원) 등이 유사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 회장에게 '저출생 추세 반전 기여' 감사패를 수여했다.

"유엔 은혜 잊지 말아야"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유엔데이(10월 24일)' 공휴일 재지정도 제안했다. 대한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6·25전쟁 당시 전투 16개국, 의료 6개국, 물자지원 38개국 등 총 60개국 유엔의 도움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며 "유엔군의 희생과 은혜에 보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엔데이는 1945년 국제연합 창설을 기념하는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부터 1975년까지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후 북한이 유엔 산하 기구에 가입하자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1976년 폐지됐다. 이 회장은 "공휴일 재지정은 참전 60개국과의 외교 관계를 개선하고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용산 전쟁기념관에 유엔 참전국 상징 기념물 건립을 지원했고 2023년 공군 하늘사랑장학재단에 1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6·25전쟁 역사서 '6·25전쟁 1129일'을 저술해 국내외에 1000만부 이상 무상 배포하기도 했다.

건설부동산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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