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공장 화재 '불똥' 편의점 빵 발주 중단…외식업계도 '긴장'

식빵 생산라인 화재에 공장 셧다운
공급 정상화 시점은 미지수, 대체 생산 검토

국내 최대 양상빵 제조사인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유통·외식업계 전반에 원재료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화공장은 햄버거 번과 식빵, 냉동식품 등 주요 제품을 생산하는 핵심 공장으로, 이번 사고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와 GS리테일의 GS25에서 SPC삼립 제품에 대한 발주가 중단됐다. CU는 상온빵 20종과 냉장면 3종, GS25는 상온빵 22종과 냉장면 6종의 발주를 멈췄다. 편의점 본사는 당분간 해당 제품의 공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며, 점주들에게 다른 상품으로 대체 발주해달라는 안내문을 전달했다.

외식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시맨 브레드를 받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비롯해 버거킹과 롯데리아 등은 빵 납품 상황을 점검 중이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식빵 생산라인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현재는 시화공장 전체가 셧다운된 상태"라며 "재가동 여부는 정부 점검 이후 결정될 사안이라 상황을 지켜보며 대체 빵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같은 공장에서 인명 사고를 겪은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일정 부분 진행해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험이 단기적인 메뉴 중단이나 영업 차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햄버거 번보다 수요처가 훨씬 넓은 식빵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빵은 커피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샌드위치 전문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공급된다. 대체 생산이 늦어질 경우 일부 매장에서 물량 조정이나 납품 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소매점 빵 매출에서 SPC삼립의 시장점유율은 67%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2위 롯데웰푸드(11%)와의 격차는 6배 수준이다. 특히 식빵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73%에 달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SPC삼립도 내부적으로 대체 생산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식빵과 햄버거 번 등 주요 제품은 성남, 대구 등 주요 거점 생산시설과 외부 파트너사 등을 활용해 대체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도록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햄버거 업체 등 거래처 납품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설비 이전과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단기간에 시화공장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SPC삼립 측은 "현장 수습과 관계 당국의 안전 점검에 협조하고 있으며, 완료되는 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생산과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경기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이다. 감식은 화재가 발생한 R동 3층 식빵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초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 규명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화재는 지난 3일 오후 2시 59분쯤 발생해 같은 날 오후 10시 49분쯤 진화됐다. 시화공장은 7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고 당시 출근 인원은 544명이었다. 이 불로 40대 여성과 20대 남성, 50대 남성 등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시화공장은 지난해 5월 중대 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연이은 사고로 SPC삼립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PC삼립에 따르면 시화공장은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보험 가입 금액은 약 4122억원이다. 다만 실제 보험금 지급 규모는 보험사의 손해사정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과 설비 복구 비용이 어느 수준까지 보전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화재가 SPC삼립의 단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생산 차질이 길어질 경우 외식업체 납품 물량 감소와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PC삼립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조3478억원과 778억원으로, 전년보다 2.3%, 18.1%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급 정상화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당분간은 대체 상품 중심의 운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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