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기자
코스피 지수가 5% 이상 하락 마감하며 5000선을 내줬다. 그간 코스피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 지명 소식이 변동성을 키우면서 차익 실현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미국 증시 약세 여파로 인해 5000선 아래로 떨어진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101.7포인트(-1.95%) 내린 5122.62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수급은 외국인이 2조5313억원, 기관이 2조2127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4조58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2시31분 유가증권시장에 매도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매도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하락 상태가 1분간 이어질 경우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제도다. 코스피에 매도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11월5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업종 전반이 약세였다. 금속(-6.98%), 전기·전자(-6.90%), 증권(-6.28%), 제조(-5.87%), 의료정밀기기(-5.53%), 기계·장비(-5.34%)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금융(-4.16%), 운송장비부품(-4.12%), IT서비스(-3.89%), 보험(-3.68%), 오락·문화(-3.68%)도 동반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SK스퀘어(-11.40%), SK하이닉스(-8.69%), 삼성전자(-6.29%), 삼성전자우(-6.22%), 삼성생명(-4.94%), 두산에너빌리티(-4.86%),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LG에너지솔루션(-4.52%), HD현대중공업(-4.52%), 현대차(-4.40%) 등이 하락 마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17대 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를 지명했다. 워시 전 이사가 '매파적 비둘기'로서 금리 인하와 동시에 유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 글로벌 자산시장은 요동쳤다. 귀금속과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고 달러 가치는 올랐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워시 후보는 상대적으로 매파 성향의 인물로 평가된다"며 "과거 2006~2011년 Fed 이사직을 맡으며 물가 안정을 중요시했고, Fed의 양적완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1.08포인트(-4.44%) 내린 1098.36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4072억원, 개인은 2151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5504억원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케어젠(-15.30%), 원익IPS(-11.01%), 파마리서치(-10.77%), 리노공업(-10.58%), 로보티즈(-9.16%)가 급락했다. 메지온(-8.41%), 에코프로비엠(-7.54%), 펩트론(-6.06%), 디앤디파마텍(-5.82%), 이오테크닉스(-5.72%), 리가켐바이오(-5.07%), 알테오젠(-4.60%), 보로노이(-4.46%), 삼천당제약(-3.43%), HLB(-2.34%)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 EPA연합뉴스
전문가들은 Fed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지만, 과도한 우려는 점차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오는 5월 의장 취임 이후 실제로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에는 비판적이지만, 경기 여건에 따른 기준금리 조정 자체를 부정하는 인물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Fed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진행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는 주요국 증시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며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자산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기에 한국 증시 또한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선택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