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뮤직 뺀 8500원 프리미엄 요금제 출시…음원 플랫폼 재편될까

외산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높아지던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이 새 변곡점을 맞았다. 유튜브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뮤직'을 뺀 새 요금제를 내놓기로 하면서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달 30일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를 국내에서 순차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 요금제는 기존의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뮤직을 뺀 요금제로, 광고 제거와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음악 콘텐츠와 쇼츠 영상은 기존대로 광고가 붙으며 저장 기능도 미지원한다. 유튜브 뮤직 앱도 이용할 수 없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의 특징. 유튜브 제공

요금제의 가격은 안드로이드와 웹 기준 월 8500원(iOS 인앱결제 기준 1만900원)이다.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이나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월 1만1990원)보다 최대 6400원 저렴하다. 국내 플랫폼들이 월 이용료 6400원 이하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타 서비스로 갈아탈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유튜브가 이 상품을 국내에 출시한 건 유튜브 프리미엄이 이른바 '끼워팔기'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가 프리미엄 요금제에 뮤직을 끼워파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했고, 유튜브는 이 같은 라이트 요금제를 국내에 출시하는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앞서 유튜브는 라이트 요금제를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에 출시했는데, 이들 국가의 라이트 요금제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영상 저장을 미지원한다.

그동안 유튜브 뮤직을 통해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 수를 급격하게 늘려왔던 유튜브가 새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현재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은 외산 플랫폼들이 절반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 뮤직 앱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98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스포티파이 역시 광고가 붙는 무료 요금제를 앞세워 385만명의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두 앱을 합쳐 차지하는 점유율은 52%에 달한다. 반면 기존의 음원 강자였던 멜론(634만명)은 유튜브 뮤직에 밀려 2위로 밀려났고, 지니뮤직(257만명)도 스포티파이에 3위 자리를 내줬다. 플로(173만명)와 바이브(81만명)도 이용자 수 감소세를 겪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난 토종 플랫폼들은 현재 음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편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SK스퀘어는 플로의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를 비마이프렌즈에 매각했고, NHN도 벅스뮤직을 운영하는 NHN벅스를 NDT엔지니어링에 넘겼다.

다만 라이트 요금제의 출시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음원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온 만큼 국내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반사 이익도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용자들이 기존에 쓰던 플랫폼을 계속 이용하려는 '락인 효과'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T과학부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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