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모범 생활' 하지만 사회 나가면…' 밤엔 교도관 27명 뿐인 과밀 교도소[르포]

화성직업훈련교도소 교도관 돼보니
3평 공간 수용자 2명 함께 사용
교도소 과밀 심각…교화 어려워
수용자 스트레스, 교도관에 분출
통제·사고예방 에너지 쏟기 바빠

"교도소 과밀이 심각하다 보니 가석방이 확대되면 교도관 입장에선 좀 편해질 순 있겠지만 일반 시민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지난달 29일 찾은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만난 4년 차 교도관은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수용자는 1800여명으로, 4부제 근무를 고려하면 야간에는 사실상 27명의 교도관이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그는 "가석방으로 나가는 경우 대부분은 이 안에서 '모범' 생활을 하지만, '다시 사회로 나가도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내 여자 수용동의 모습. 법무부 제공

기자가 '일일 교도관' 체험을 위해 방문한 이곳은 수용자와 직원이 가장 가까이 맞닿은 삶의 현장이었다. 제복을 입고 수차례의 보안 검문을 뚫고 들어선 수용동 복도는 창이 많아 어둡지 않았지만 한기가 오래 머물렀다.

이들의 하루는 사투에 가깝다. 엘리베이터 없는 3층 건물을 수용자들과 함께 온종일 경사로로 오르내리다 보면 걸음 수는 어느새 2만 보를 훌쩍 넘긴다. 30분마다 이어지는 접견 일정과 쇄도하는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15분 남짓한 점심시간조차 온전히 사용하기 어려웠다.

여성 수용동의 1인실 문을 열자 숨 막히는 공간이 펼쳐졌다. 화장실을 포함해 3평 남짓한 공간을 2명이 쓰다 보니, 관물대를 제외하면 두 사람이 똑바로 눕기조차 빠듯했다. 좁은 공간에 갇힌 수용자들의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교도관을 향한 민원과 24시간 비상벨 호출로 폭발했다. 한 교도관은 "인권위원회 진정을 한 번도 안 겪어보면 교도관 일을 안 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전국 교정시설의 평균 수용률은 129%에 달하며, 여성 수용자는 143.9%까지 치솟은 상태다. 본래 이곳은 선별된 수용자에게 전문 기술을 가르쳐 재사회화를 돕는 '직업훈련교도소'이지만, 시설 부족 탓에 재판 중인 미결수들까지 혼용돼 머물고 있다. 도관들은 수용자들을 '교화'하기보다 단순한 '통제와 사고 예방'에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담장 안 한쪽에서는 '교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었다. 타일 공정 작업장에서는 수용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실습에 몰두해 있었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제과·바리스타부터 용접·정비까지 26개 과정을 운영한다. 지난해 자격취득 합격률 95%(607명 수료)라는 성과를 거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교정기관 정책 및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이날 현장을 점검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 온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교정시설 환경 개선과 현장 근무자의 처우 개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사회부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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