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진영이 역대급 정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 등에 지지율이 하락하며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미국 내 어떤 정치 단체보다도 압도적인 자금 우위를 나타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간) 정치자금 모금단체와 정치인들이 전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신고한 지난해 말 기준 정치자금 현황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우군들은 3억7500만달러(약 5445억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모금했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어떤 정치인보다 큰 액수이며, 전례 없는 규모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보유한 9500만달러의 약 4배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자금 중 측근들이 운영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슈퍼팩)는 3억4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내 어떤 정치 단체보다도 많은 액수다.
마가 슈퍼팩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약 1억1200만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모금 활동과 더불어 미 행정부로부터 사업적 특혜나 사면을 얻고자 하는 기부자들이 몰린 결과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순 없지만 이 자금을 올해 중간선거에 활용하는 등 향후 선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전통적인 정당 기반과 무관한 독립된 정치 세력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보유 자금이 1400만달러에 불과했다. 또 1700만달러의 빚이 있어 재정이 열악한 상황이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공화당 '큰손'으로 등극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31일 제출된 선거 자금 공개 자료에서 공화당 슈퍼팩에 100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목표로 하는 상원 지도부 기금과 하원 지도부 기금에 각각 500만달러씩 기부했다.
머스크 CEO는 2024년 대선에서 자신이 설립한 '아메리카 팩'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데 2억9000만달러를 냈다. 그러나 지난해 감세 법안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뒤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하며 공화당과 거리를 뒀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갖는 등 다시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5월 정치 자금을 훨씬 적게 지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던 머스크 CEO가 다시 공화당 내에서 재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