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한 성당에서 복원된 벽화 속 천사의 모습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닮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수해로 벽화 일부가 훼손된 로마의 한 대성당 측은 문화재 복원 전문가에게 복원을 의뢰했고, 이후 공개된 천사의 얼굴이 멜로니 총리와 지나치게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성 로렌초 인 루치나 대성당 벽화의 천사의 모습. AFP연합뉴스
문제가 된 장소는 이탈리아 정부 청사에서 가까운 루치나 성 로렌초 대성당 내 예배당이다. 이곳에는 천사 두 명을 묘사한 프레스코 벽화가 있으며, 이 가운데 한 천사의 얼굴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멜로니 총리 역시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대성당에서 최근 복원한 천사 벽화 사진을 공유하며 "아니, 나는 절대 천사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벽화는 날개 달린 천사가 두루마리를 들고 이탈리아의 마지막 국왕인 움베르토 2세의 흉상 앞에 서 있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해당 천사의 얼굴 윤곽과 표정이 멜로니 총리와 닮았다고 지적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솔직히 닮았다"는 의견부터 "억지 해석", "별것이 다 논란"이라는 반응까지 다양한 평가가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공공 문화유산 복원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복원 작업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복원을 맡은 이탈리아 복원가 브루노 벤티네티는 "원본에 남아 있던 흔적과 자료를 최대한 충실히 살렸을 뿐"이라며 "멜로니 총리를 모델로 삼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드로 줄리 문화부 장관은 해당 벽화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점검 결과에 따라 향후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2019년 스페인에서 성당 벽화 복원 이후 예수의 얼굴이 지역 정치인과 닮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와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역사적 인물 조각상이 현직 권력자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정치적 해석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