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의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상품이 향후 캐나다를 통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며 캐나다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대미 수출의존도를 낮추려던 캐나다의 계획은 앞으로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연장협상을 앞두고 캐나다를 일부러 압박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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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마크 카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중국과 한 조치들은 최근 수년간 발생한 이슈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캐나다는 미국, 멕시코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미국이나 멕시코에 사전 통지없이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했던 100%의 징벌적 추가 관세를 6.1%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대신 중국은 캐나다산 캐놀라 종자에 대한 합산 관세를 기존 약 84%에서 15%수준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캐나다와 중국간 관세 합의에 반발했다. 그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가 체계적으로 자멸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합의는 그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캐나다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에 즉각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같은날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캐나다 시장은 고도로 통합돼 있어 제품이 제조 과정에서 국경을 6번이나 넘나들기도 한다"며 "캐나다가 중국산 저가 제품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입구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캐나다와 중국간 관세합의에 대해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캐나다의 대미 수출 의존도 감축 계획은 큰 차질이 예상된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미국의 관세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완화시키고자 노력해왔다. 캐나다 안팎에서는 '메이플-위안딜(Maple-Yuan Deal)'이라고 칭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캐나다의 대미 수출 규모는 4351억7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76.4%나 차지했다. 2위 수출국인 중국의 비중은 3.8%에 불과했고 이어 영국(3.6%), 일본(1.9%), 멕시코(1.1%) 등의 순이었다. 카니 총리도 지난 16일 시 주석과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소 분열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캐나다는 더 강하고 독립적이며 회복력 있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캐나다와 중국간 밀착을 견제함과 동시에 오는 7월 예정된 캐나다와의 FTA인 USMCA 연장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USMCA 협정은 7월1일 체결 6주년을 앞두고 연장 협상을 앞두고 있다"며 "앞으로 협상에서 미국과 캐나다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