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청군, 타지역 출근 공무원 현황 묻자 '자료 없다'

정보공개 인식 부족 비판 직면
행정 책임 회피 논란, 지역사회 불신 커져

경남 산청군이 본지가 청구한 군 공무원 타지역 거주·출근 인원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관련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부존재 통보를 하면서, 행정 책임 회피와 정보공개 인식 부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본지는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산청군의 행정 현실을 점검하기 위해, 군 소속 공무원 가운데 산청군 외 지역에 주소를 두고 출퇴근하는 인원 규모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개인 신상 정보가 아닌 단순 인원 통계로, 충분히 비식별화해 공개 가능한 사안이다.

산청군청 표지석.

그러나 산청군은 "해당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부존재 통보로 일축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기초적인 인사·복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행정이거나,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공개 회피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의 거주지는 단순한 사생활 문제가 아니다. 재난·비상 상황 대응, 야간·휴일 근무, 지역 밀착 행정의 기본 전제다. 그럼에도 군이 관련 현황조차 없다고 밝힌 것은 행정 시스템 전반의 허술함을 자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산청군은 귀농·귀촌 장려와 정주 여건 개선을 내세우며 군민들에게 지역 정착을 요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거주 실태조차 공개하지 않는 태도는 정책 설득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행정 투명성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이번 청구는 개인정보가 아닌 통계상 정보임에도 '부존재' 통보를 한 것은 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전형적인 소극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주민들은 "군민에게는 지역에 살라고 하면서 공무원 주소지는 감추는 것이냐", "공무원부터 지역에 뿌리내려야 인구 정책도 힘을 얻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청군이 주민등록·인사자료 등을 통해 충분히 집계 가능한 정보를 '없다'고 답한 것은 사실상 행정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행정의 편의가 군민의 알 권리보다 앞선 사례라는 비판이다.

본지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정보공개 문제를 넘어, 인구소멸 위기 속에서 공무원의 지역 책임과 지방행정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묻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산청군은 형식적인 부존재 통보로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군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최순경 기자 tkv012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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