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마가(MAGA) 내부에서는 '왜 우리가 다시 세계 문제를 떠안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본지가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1년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을 대표적인 마가 분열 사례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린 전 의원은 대표적인 강성 지지자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마가의 기본 원칙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해 재출마를 포기했다.
미 외신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보면, 마가 내부의 균열은 점점 번지고 있다. 더는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라 보기 어렵다. 특히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저하로 드러나는 형국이다.
이 같은 균열의 진원은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해석에서 비롯된다. 기본적으로 마가 세력은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해외 군사 개입을 반대한다. 게다가 제조업 회복, 일자리 창출, 물가 안정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말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란, 베네수엘라까지 전 세계에서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전장이 없을 정도다. 마가의 반대에도 이처럼 해외에 힘을 쏟는 것은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욕심 정도가 원인으로 꼽힌다.
'중간평가'라 불리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균열은 더 큰 파국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단순한 의석수의 싸움이 아니다.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을 앞세워 정적들을 겨냥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임기 중 다시 살아날 수도 있는 중대한 결전이다. 공화당이 질 경우 야당으로부터 탄핵당할 수도 있다.
이미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뉴욕시장 선거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교육재정 지원, 주택비 부담 완화, 의료 접근성 보장 등 '식탁 위 문제'에 집중한 것이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해야 할 곳은 그린란드나 이란,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미국, 그 자체다. '강한 행정부'의 원동력인 핵심 지지층마저 흔드는 최근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게 매우 불리하다. 정치적 이념이나 개인적인 이해관계보다 '먹사니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결론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통용되는 얘기다.
4개월 전인 지난 9월 취재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마가 지지자들의 얼굴은 지금도 또렷하다. 조지아주 인근 소도시의 한 오래된 커뮤니티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자신들의 삶과 미국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과연 이들은 여전히 하나의 답안지만 고수하고 있을까. 11월 이들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