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기자
노화랑이 2026년 새해 첫 전시로 조각가 김성복의 개인전 '그리움의 그림자'를 선보인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종로구 노화랑에서 열리며, 제14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을 기념해 마련됐다.
김성복 '꿈수저'(2018). 노화랑 제공
이번 전시에는 화강암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재료로 한 조각 작품 20점과 아크릴 페인팅 회화 작품 80점 등 총 100여 점이 출품된다. 김성복이 수십 년간 이어온 조형적 탐구와 미학적 사유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김성복은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한 이후 돌조각을 중심으로 한국 조각의 조형성과 물성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지금까지 18회의 개인전과 400여 회에 이르는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고, 교육자로서의 길도 병행해왔다. 2002년 미술세계 작가상을 시작으로 다수의 수상을 통해 작품성을 공인받았으며, 최근에는 제14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했다.
김성복의 작품 세계는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비관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을 살아가는 개인의 태도와 일상에 주목하는 데서 출발한다. 거대한 사회적 서사보다는 그 안에 놓인 개인의 삶을 포착하고, 이를 긍정의 시선으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깨비 방망이 꼬리를 단 해태, 거대한 손과 발을 지닌 인물상 등 민속과 신화에서 길어 올린 상상력은 익살과 해학, 우화적 상징을 동반하며 입체적인 조형 언어로 구현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초인적인 외형을 지녔지만, 완전한 영웅이라기보다는 불안과 흔들림을 내포한 인간에 가깝다. 김성복은 이러한 형상을 통해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인간의 모습을 조형적으로 풀어낸다.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꿈수저', '신화' 등 대표작들은 풍자와 해학을 통해 현대 사회의 욕망과 모순을 비틀어 보여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믿음과 긍정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이번 전시에서 함께 소개되는 회화 작품들은 조각과는 또 다른 결의 감각을 전한다. 아크릴 페인팅으로 표현된 화면은 색채를 매개로 보다 섬세한 정서와 내면의 흐름을 담아내며, 조각 작품과 유기적으로 호응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김성복의 조형 세계가 특정 매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돼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노화랑 관계자는 "'그리움의 그림자'는 김성복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사유와 조형적 실험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라며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불안 속에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개인의 모습을 되새기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