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미끼영업 손본다…컨설팅제 도입에 '기대반 우려반'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진흥법 개정
정책자금 컨설팅 제도 도입
등록 요건·결격 사유 지정 가능성
과소 공급으로 사각지대 우려도

정부가 정책자금 신청 대행을 미끼로 고액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보험 끼워팔기' 등을 일삼는 제3자 부당개입 행위를 막기 위한 정책자금 컨설팅 제도를 올 상반기 중 도입한다. 정부가 직접 컨설턴트를 관리함으로써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 수취와 불법 행위를 막겠다는 의도이지만, 컨설팅 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영세 사업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경제DB

2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은 이 같은 제도의 도입을 위한 막바지 세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다른 법률상의 등록제 사례를 참고해 현재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정책자금 대출 종류가 수백가지에 달하고 신청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을 악용한 민간 컨설턴트가 성행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 여건이 열악한 영세 사업자를 대상으로 정책자금을 대신 신청해주고, 그 대가로 고액의 수수료를 챙기거나 보험을 강매하는 등의 문제는 정책자금 '시장'에서 해묵은 문제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노용석 제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정책자금 컨설팅제는 그 일환으로, 중개사무소 등 다른 등록제와 유사하게 컨설턴트의 등록 요건과 결격 사유를 정부가 지정하고 수수료 상한을 두거나 수수료 산정 방식을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자금 컨설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시장"이라며 "등록제를 통해 시장을 관리하되 보험·투자상품 결합이나 서류 조작 등 부당 행위를 금지하는 선에서 제도화하는 방향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도한 규제로 정책자금 컨설팅 시장의 진입 문턱이 높아질 경우 서비스 자체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컨설팅 비용이 상승하거나, 정보 접근성이 낮은 소상공인·영세기업이 정책자금 신청 과정에서 아예 배제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정책자금 제도와 금융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영세 사업자의 경우, 민간 컨설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 제도 활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입법에 앞서 컨설팅 시장의 규모와 수요·공급 구조를 면밀히 점검하고, 규제 강도와 관리 방식의 균형을 적절히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수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자금 컨설팅을 무조건 규제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정부가 지역별 수요 편차와 평균 컨설팅 비용 등을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도권에 비해 민간 컨설턴트 풀이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은 정책금융기관·지자체와 연계해 등록을 유인하는 방식의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 연구위원은 이어 "소상공인이나 영세기업을 대상으로는 공공기관 주도의 무료 또는 저비용 컨설팅 프로그램을 확대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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