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의 삶까지 책임진다…고속도로 피해자 치유에 공공이 답하다

한국도로공사, 심리회복 사각지대 메운다
‘안아드림’ 11개월 맞춤형 상담 본격 가동

고속도로 사고로 인한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는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전문 지원이 한층 강화된다.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장학재단은 고속도로 사고 피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 '안아드림' 참여자를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2026년 고속도로장학재단 사업계획

'안아드림'은 고속도로 교통사고(건설·유지관리 사고 포함)로 중증 장애 판정을 받은 피해자 또는 그 가족, 사망 사고 피해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심리 회복 프로그램이다.

사고 이후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심리적 후유증으로 일상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전문 상담을 제공해 정서적 안정과 가족 관계 회복을 돕는데 목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2020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총 155명이 참여해 1897회의 심리 상담을 받았으며, 지난해 기준 심리상태 '안정군' 비율은 73%에서 88%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위험군' 비율은 27%에서 12%로 많이 감소해 우울 증상 완화와 사고 트라우마 극복에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올해는 운영 방식도 대폭 개선된다. 기존 8개월(3~10월)이던 운영 기간을 11개월(2~12월)로 늘리고, 참여자의 거주지 인근 전문 상담사와 연계한 1대1 대면 상담을 확대해 접근성과 효과를 동시에 높인다.

이와 함께 전화·방문을 병행한 정밀 심리상담, 부모·자녀 관계 개선 프로그램, 학생 대상 진로 상담 등 개인별 상황에 맞춘 맞춤형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참여 희망자는 고속도로장학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속도로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 등 7274명에게 약 134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이와 함께 심리치료 프로그램 '안아드림'을 비롯해 취업 지원 '스탠드업', 자격증 취득비 지원 '미래 드림', 글로벌 탐방 '비전 캠프', 재활치료비 지원 '희망 드림' 등 사고 이후 자립과 사회 복귀를 돕는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 중이다.

‘안아드림’ 포스터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사고는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며 "심리 회복부터 자립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지원을 통해 피해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고는 순간이지만, 그 이후의 삶은 평생을 좌우한다. 고속도로 사고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신체적 상처에 그치지 않고, 가족 전체의 일상과 관계를 뒤흔드는 심리적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아드림'은 보상과 지원의 영역을 넘어, 회복과 치유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공공이 책임 있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고 이후의 삶까지 국가 인프라 운영 주체가 함께 짊어지겠다는 선언이자, 사회적 안전망의 한 축을 촘촘히 보완하는 시도다.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치유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남팀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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