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심진석기자
전남 영광군 안마도 꽃사슴들이 먹이를 섭취하고 있는 모습. 영광군 제공
전남 영광군 내 일부 섬을 중심으로 서식 중인 꽃사슴들에 대한 '개체수 줄이기 작전'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2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안마도를 비롯해 부속도서인 대석만도, 소석만도, 오도, 횡도 등 총 5개 섬을 중심으로 꽃사슴 937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잠정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24년 이뤄진 개체수 분석결과인 만큼, 현재는 이보단 약 50여마리 이상 더 증식해 약 1,000여마리가 섬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영광군은 보고 있다. 이는 안마도에 거주하는 주민 전체 수(약 220여명)보다도 5배 가량 많다.
영광군은 꽃사슴이 환경부 지정 유해 야생동물로 확정된 만큼, 올해부터 꽃사슴 포획을 본격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꽃사슴 포획은 1~4월, 10~12월 등 총 2차례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영광군은 엽사 24명으로 이뤄진 기동구제단 구성을 최근 마무리했고, 포획 허가 절차남 남겨둔 상태다. 목표 포획수는 약 100여마리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획된 꽃사슴은 랜더링 방식(야생동물 포획 후 사체를 고온·고압에서 분쇄·멸균 처리해 기름과 고형분으로 분리, 퇴비·사료 등으로 재활용하는 친환경적 처리)으로 처리된다.
이번 꽃사슴 포획은 개체수 증가로 인해 그동안 섬 주민들 피해가 누적된 만큼 시기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단 판단에 따른 것이다. 꽃사슴 수가 늘면서 섬에서 재배되는 고구마 등 농작물 피해는 물론 무덤훼손 등 유무형적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야생화 된 꽃사슴이 번식 시기에 맞춰 주민을 직접 위협하는 사례도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꽃사슴 포획이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선제적 방안이란 점에선 이견이 없지만, 일각에선 꽃사슴 개체수 증가 이면엔 사람의 욕심도 한 몫 했던 만큼 이번을 계기로 동물사육에 대한 시스템 개선도 다시한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안마도에 꽃사슴이 증식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1985년 안마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 목적으로 반입한 것이 첫 시초가 됐다. 당시 이들은 약 10여마리의 꽃사슴을 섬에서 사육할 계획이었지만 불특정 이유로 섬 주변 야산에 사슴들이 유기됐고, 이때부터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안마도는 면적 5.8㎢ 규모의 비교적 작은 섬으로 먹이가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일부 꽃사슴이 안마도 인근 부속섬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먹이 확보를 위해 인가를 내려오는 등 부작용도 이 때부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꽃사슴은 관련법에 따라 가축으로 분류, 포획 등을 임의적으로 할 수 없어 주민과의 갈등은 더욱 커졌다.
비록 주민 불만이 받아들여지고 관련 규정이 마련되면서 꽃사슴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는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의 돈벌이를 위해 강제로 섬에 끌려온 꽃사슴이 이젠 유해조수로 분류돼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꽃사슴을 포함한 중대형 포유류의 야생화 과정 뒤엔 체계적 관리와 감독이 없는 부실한 현 국내 동물사육산업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며 "인간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죽이는 것에만 목적을 두기 전, 과연 개체수 증가를 막기 위한 노력은 얼마나 했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또 동물을 야생에 방임·방치한 이들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