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경기자
오는 2040년 우리나라에 부족한 의사 수가 최대 1만1000명을 웃돌 수 있다는 수급추계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김태현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30일 이번 추계 결과가 단순한 예측을 넘어 인구 구조의 변화, 과거 의료 이용의 흐름, 미래의 기술 발전 가능성 등 현재 시점에서 관측 가능한 자료와 합의 가능한 가정을 토대로 검증된 통계 모형을 통해 산출됐다고 밝혔다.
추계위는 우선 의사 수요 추계를 위해 국민들의 '전체 의료 이용량'을 먼저 계산한 뒤, 이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의사 수를 추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계열 분석에서는 과거부터 축적된 의료기관별(상급병원, 의원 등) 입원·외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 국민들이 병원을 얼마나 찾을 것인지 장기적인 추세를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의 불규칙한 변동을 보정하는 '자기회귀누적이동평균(ARIMA)' 모델을 사용해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게 추계위의 설명이다.
인구구조를 반영한 모형(조성법)에서는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 상황을 반영했다. 성별과 연령대별(5세 단위) 현재 의료 이용 패턴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를 대입해 미래의 총 의료 수요를 산출했다.
의사 공급의 경우 단순히 면허 소지자의 수만 센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임상의사'의 변동을 정밀하게 추적했다. 유입·유출법(Stock-Flow Approach)의 경우 매년 의대 모집 인원(3058명)과 국시 합격률을 통해 새로 진입하는 의사 수를 더하고, 사망률 등을 계산해 빠져나가는 인원을 뺐다. 여기에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할 확률을 곱해 최종 인력을 계산했다.
이탈률에 기반한 공급 추정에선 실제 의사 집단을 장기간 추적해 연간 얼마나 많은 인원이 은퇴하거나 현장을 떠나는지를 산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사망자를 분리해 순수 은퇴자 수를 도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위원회는 또 이번 추계가 단순 수치 계산에 그치지 않도록 ▲인공지능(AI) 등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의사 생산성 향상 ▲의사들의 근무일수 변화 ▲정부의 의료 정책 변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김태현 수급추계위원장은 "추계위에서는 중장기 인력 수급 추계가 본질적으로 미래의 의료 이용 행태, 기술 발전, 근로 형태 변화 등을 완전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가용한 자료와 방법론의 한계 속에서 모든 요소를 단일 모형에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데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 관측 가능한 변수와 적용 가능한 방법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