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기자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유명 기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게 해준다는 방식으로 로맨스 스캠을 벌인 중국인 총책 범죄조직이 적발됐다.
대검찰청. 연합뉴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30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 가담한 조직원 11명을 구속 기소,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 '스페이스X'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벌 수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19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여성 사진과 인적 사항, 범행 대본 등을 준비해 재력과 미모를 갖춘 젊은 여성으로 행세하며 철저히 범행을 계획했다. 남성 조직원이 피해 남성과 채팅할 땐 여성인 척을 하고, 통화할 땐 여성 텔레마케터를 가담시키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투자금을 가로챌 창구로 가짜 스페이스X 앱까지 만들어 피해자들이 이를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해당 앱에 투자한 것이 확인되면 캄보디아에 있는 범죄조직으로부터 범죄수익을 코인이나 달러로 지급받아 원화로 환전했다.
이들은 수사를 받게 될 상황에 대비해 '취업 사기에 속아 캄보디아로 끌려온 뒤 감금·협박 탓에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거짓 해명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8개월간의 집중 수사 끝에 한국인 조직원 20명의 신원을 특정했고, 아직 잡히지 않은 조직원 7명에 대해서도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단 1명의 가담자도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끝까지 추적·검거하겠다"며 "검거된 조직원들의 경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