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베네수엘라 부두 드론 공격…美 첫 지상 타격'

트럼프 "마약 적재 부두서 큰 폭발"
"수많은 시설 중 하나…상징적 의미 그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첫 지상 군사 작전 단행 사실을 밝힌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달 초 베네수엘라 해안의 항만 시설을 공격했다고 CNN이 29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CIA는 미 특수작전부대의 정보 지원을 받아 드론으로 베네수엘라 해안의 외딴 부두를 공격했다. 미 정부는 이 부두가 베네수엘라 마약 조직인 '트렌 데 아라과'가 마약을 보관하고 배에 실어 다른 곳으로 운반하는 거점이라고 판단했다.

베네수엘라 항구에 정박한 유조선. AP연합뉴스

이번 작전은 베네수엘라 영토 내에서 이뤄진 미국의 최초 공습이다. 미국은 그간 마약 밀매 의심 선박을 공격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해왔지만 이러한 작전은 모두 베네수엘라 인근 국제 해역에서 이뤄졌다.

공격 당시 현장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두 소식통은 미 특수작전부대가 이번 작전에 정보 지원을 제공한 것은 해당 지역에서 특수작전부대의 지속적인 개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작전사령부 대변인 앨리 와이스코프 대령은 이번 작전 지원 사실을 부인했다.

CIA는 CNN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한 자리에서 취재진에 "(베네수엘라의) 마약을 배에 적재하는 부두 지역에서 큰 폭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으로 마약 운반을 시도하는) 모든 보트를 타격했고, 지금 그 지역을 타격했다"며 "그곳은 그들이 (마약 적재를) 실행하는 곳이며,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작전 주체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녹화해 전날 공개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베네수엘라 항만 공격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CNN은 이번 공습이 미국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이번 공격이 마약 조직의 시설과 선박을 파괴했다는 점에선 성공적이나, 마약 밀매업자들이 이용하는 수많은 항구 시설 중 하나에 불과하기에 그 의미는 상징적인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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