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리기자
은행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2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내며 8개월 만에 4%를 웃돌았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다만 일부 은행이 지난 9~10월 내린 가산금리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일반신용대출 금리까지 오르며 이를 포함하는 가계대출 금리 역시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19%포인트 오른 연 4.17%로 집계됐다. 지난 1월 4.27%까지 오른 주담대 금리는 2~5월 하락세, 6~7월 상승세를 나타내다 8~9월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고, 10월에 이어 11월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리 수준은 지난 3월(4.17%) 이후 8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다. 세부적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17%, 변동형 금리는 4.18%로 전월 대비 각각 0.20%포인트, 0.07%포인트 올랐다.
전세자금대출은 연 3.90%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올랐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 10월(3.78%)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5.46%로 같은 기간 0.27%포인트 상승했다. 9월(5.31%) 이후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단기물 금리 상승과 함께 일부 은행들의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들을 포함하는 가계대출은 연 4.32%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지난 10월(4.24%)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11월 중 0.33%포인트 상승했으나 지난 9~10월 중 일부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면서 상승 폭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연 4.10%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단기시장금리가 올라 대기업 대출금리와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모두 상승한 영향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 은행채 단기물 등이 상승하면서 대기업 대상 금리(4.06%)와 중소기업 대상 금리(4.14%)가 모두 올랐다. 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6월(4.06%) 이후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2월 역시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12월 역시 모니터링해보면, 지난주까지 장단기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 "이라며 "12월에도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정기예금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24%포인트 상승한 2.81%로 집계됐다. 9월(2.52%)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세부 항목별로는 순수저축성예금 금리가 정기예금 등을 중심으로 0.22%포인트 상승해 연 2.78%로 집계됐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CD와 금융채 등을 중심으로 0.29%포인트 올라 2.90%였다.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수신금리 대비 대출금리 상승 폭이 제한되며 1.34%포인트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 축소됐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9%포인트로 0.01%포인트 늘었다.
한편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54.6%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8월(62.2%)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주담대 중 고정금리 비중은 90.2%로 3.8%포인트 줄었다. 지난 9월(91.5%) 이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 기준 수신금리는 저축은행(-0.04%포인트)과 신용협동조합(-0.01%포인트)이 하락했다. 대출금리(일반대출 기준)는 신협(0.13%포인트)과 상호금융(0.08%포인트)이 상승하고 저축은행(-0.81%포인트)과 새마을금고(-0.01%포인트)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