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휴대폰 개통에 '안면인증'…대포폰 원천 차단

성형으로 인증 어려워도 시범 기간엔 개통 가능
내년 3월 정식 도입…생체정보 저장 안돼

연합뉴스

앞으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할 때는 신분증을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지고 본인 얼굴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추가된다. 보이스피싱과 금융사기에 쓰이는 대포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이동통신 개통 단계에 안면인증을 도입하며 비대면과 대면 개통 모두 본인 확인이 한층 강화된다.

23일 통신당국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개통 과정의 본인 확인을 강화하기 위해 이날부터 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안면인증 절차를 추가하는 제도를 시범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의 후속 이행으로, 대포폰 개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실천 방안이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낸 신분증을 신분증 발급기관과 연계해 진위를 확인하는 방식이었지만, 여기에 신분증 얼굴 사진과 실시간 촬영한 실제 얼굴을 대조하는 생체인증을 추가했다. 타인의 신분증을 절취·위조하거나 명의를 대여하는 방식은 물론, 해킹 등으로 유출된 정보만으로 대포폰을 개통하던 수법도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신분증 복사본을 활용한 개통도 차단 대상에 포함된다.

안면인증 도입에 따라 비대면 개통과 대면 개통 모두 절차가 강화된다. 비대면의 경우 홈페이지·앱 접속 이후 요금제 선택, 유심 정보 입력, 가입자 실명 인증을 거쳐 안면인증과 신분증 진위 확인을 진행한 뒤 본인인증과 가입 정보 입력, 개통으로 이어진다. 대면 개통도 판매점에서 신분증 실물 확인 후 안면인증과 진위 확인 절차가 추가된다.

안면인증은 내년 3월 23일 정식 도입되며, 이에 앞서 3개월간 일부 알뜰폰 사업자의 비대면 채널과 이동통신 3사의 대면 채널에서 시범 운영된다. 알뜰폰 비대면 채널은 사업자별 준비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돼 내년 1월 말까지 대부분 적용될 예정이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안면인증에 실패하더라도 기존 절차를 모두 통과하면 예외적으로 개통이 가능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운영이 이뤄진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성형 등으로 인해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의 일치 여부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도 시범 기간에는 안면인증 실패만으로 개통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다만 정식 운영 시에도 지속적으로 인증 통과가 어려운 경우에는 신분증 사진 재촬영·재발급이 필요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례를 포함해 시범 운영 기간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증 실패 유형을 분석해 솔루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안면인증은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패스(PASS) 앱을 활용해 제공되며, 패스 앱에 가입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인증 과정에서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한 뒤 결과값만 저장·관리하고, 얼굴 이미지나 생체정보는 별도로 보관하지 않는 구조다. 지문 등 다른 생체인증 수단의 경우 제3자가 정보를 보유·검증해야 하는 구조가 불가피해, 개인정보 보관 이슈를 고려해 적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적용 대상 업무는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이용한 신규 개통, 번호이동, 기기변경, 명의변경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국가보훈증, 장애인등록증, 외국인등록증 등으로 확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안면인증 도입과 함께 대포폰 불법성과 범죄 연루 위험에 대한 고지 의무 부여, 대리점·판매점에 대한 이통사의 관리·감독 책임 강화도 추진 중이다.

산업IT부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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