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넘인베 '8600억 대형펀드 결성 2년만에 분배 성과'

누적 분배금 1800억
"단기 성과, 장기 가치 창출 동시 실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23일 "현재 운용 중인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 펀드를 결성한 지 약 2년6개월 만에 출자금의 약 35%를 출자자(LP)들에게 분배했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벤처캐피털(VC) 및 사모펀드 시장에서 투자 대비 분배금(DPI)이 핵심 지표로 떠오르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은 조성 당시 86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로 업계 주목을 받았다. 2023년 말 결성 이후 총 3차례 캐피탈 콜(Capital Call)을 통해 약정액의 60%에 해당하는 5160억원이 출자됐다. 이번 분배를 포함한 누적 분배 금액은 1800억원에 이른다.

대형 펀드 결성 초기 단계부터 중간 분배를 실현한 것은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최근 대체투자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내부수익률(IRR)보다 실제 현금 회수 성과를 나타내는 DPI를 핵심 지표로 삼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구성된 대형 펀드에서 이처럼 빠른 분배 성과를 기록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규모 3000억원 이상의 대형 VC 펀드는 현금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해외 벤처펀드는 펀드 존속 기간이 길어 첫 분배가 결성 후 5년 차 이후에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전 세계 평균 VC 펀드의 DPI 역시 통상 5년 차 기준 0.01~0.03 수준에 머문다.

최근 분배 속도가 다소 빨라지는 추세를 고려한다고 해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의 DPI 0.35x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성과로 꼽힌다. 2023년 결성된 VC 펀드 중 성과 상위 10% 펀드의 평균 DPI도 0.02x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에이티넘은 1988년 설립된 1세대 VC로, 총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한다. 에이티넘은 장기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와 동시에, 2~3년 내 구체적인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성장 단계(Growth) 기업을 균형 있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과거 규모 10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 대부분에서 결성 후 2년 이내에 중간 회수를 시작하면서, 출자자들에게 유의미한 현금 분배를 제공해 왔다.

내년 신규 펀드레이징도 준비하고 있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철저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엑시트(투자금 회수) 타이밍 관리를 통해 단순히 빠른 회수가 아닌, 최적의 가치 실현 시점을 포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 앞으로도 출자자들과 포트폴리오 기업 모두에게 신뢰받는 장기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자본시장부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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