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이 확 찢어버린다' 폭언에 성추행 허위 유포까지…전남 A고 교장 의혹

출장비 부정 집행·카드깡·예산 횡령 의혹
교장 "바빠서 전화 못 받는다" 취재 회피

전남 영암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행정실장에게 상습적인 폭언을 하고, 성추행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출장비 부정 집행과 이른바 '카드깡'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이 학교 행정실장 B씨에 따르면, A고교 교장은 평소 B씨에게 "도둑 출장", "도둑 초과"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전남 영암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행정실장에게 상습적인 폭언을 하고, 성추행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7일에는 교내 공개된 공간에서 "주둥이를 확 찢어버린다", "듣기 싫으니까 나가라"는 등 폭력적이고 협박성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는 주장이다. B씨는 교장이 자신에게 전보를 반복적으로 강요하면서 "앞으로 근무평정 점수를 많이 줄 수 없다"고 말해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했다고도 했다.

성추행과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 의혹도 제기됐다. B씨에 따르면 교장은 지난 4월 24일 완도 노화도의 한 횟집에서 열린 인사발령 송별식 자리에서 "B실장이 술을 마신 뒤 자신을 껴안으려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교직원에게 반복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씨는 "성추행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기간제 교사를 포함해 여러 교직원이 있었고, 송별식 참석자들 역시 그런 사실이 없다고 확인해줬다"고 반박했다.

이와 별도로 교장의 출장비 부정 집행 의혹도 제기됐다. B씨는 "교장이 최근 9개월간 100여 차례 출장을 다니며 허위 출장과 부적절한 집행을 반복했다"며 "실제 출장비는 32만원에 불과했지만, 환수 금액으로는 162만원이 부과됐다"고 주장했다.

신입생 모집을 위해 무안의 한 중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실제 식대는 10만원이었으나 20만원을 결제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른바 '카드깡' 의혹이다.

또 학생 간식비 명목으로 80만원을 선결제하거나, AI 역량 강화 사업(약 460만원)과 독서·인문교육 사업 등 총 1,000만원 규모의 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돈 봉투 사건에 교장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다만 해당 사안과 관련해 도교육청과 경찰에 신고된 대상은 교장이 아닌 외부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문제가 제기되자 교장이 지난 7월 2일 개인 명의로 공문을 발송해 '업자가 선의의 마음으로 학생과 교직원 간식을 주기 위해 제공했다'며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인근 빵집이 찻집과 함께 운영되고 있어 교장 등이 수시로 드나들며 차와 빵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학생 간식으로만 사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남도교육청 감사실은 지난 9월 말 민원이 접수된 이후 국민권익위원회 제보를 거쳐 감사를 진행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양정에 맞는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A교장은 취재진의 여러 차례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어렵게 통화가 이뤄졌을 때는 "지금은 바쁘니 다음에 전화하겠다"고 말한 뒤 이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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