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는 두툼한 복장을 한 직장인이 목도리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DB
22일 오전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으로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랭질환, 낙상, 동상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전남 장성군에서는 이번 동절기 들어 처음으로 한랭질환 사망자가 나왔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전신성), 동상·동창(국소성)이 대표적 질환이다.
21일 질병관리청의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남 장성에서 80대 여성이 한랭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신고됐다.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달 초부터 19일까지 추정 사망자를 포함한 한랭질환자는 모두 63명으로 집계됐다.
강추위에 비나 눈이 오면 인도가 빙판이 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아시아경제DB
지금까지 신고된 한랭질환자 중 39명(61.9%)이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 고령층이 26명(41.3%)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을 포함해 65세 이상 노인 환자(43명)가 68.3%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업별로 봤을 때는 노숙인을 제외한 무직자가 26명으로 전체의 41.3%나 됐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걸린 질환은 저체온증(59명·93.7%)이었다. 환자는 오전 6∼9시(18명), 오후 6시∼9시(11명) 순으로 많이 발생했고, 발생 장소는 단연 실외(54명)가 대부분이었다.
질병관리청은 겨울철 한파로 한랭질환에 대한 주의 환기 및 예방 활동 유도 등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겨울철에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철('24.12.1.~'25.2.28.)에 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334명(사망 8명)으로, 전년(한랭질환자 400명, 사망 12명) 대비 환자는 16.5% 감소했고, 사망자는 33.0% 감소했다. 한파일수는 1.1일(3.2일→ 4.3일) 증가, 평균 일 최저기온은 2.5℃(-1.9→ -4.4℃) 감소했다.
한파가 불어닥친 서울 도심의 건물들이 난방을 가동하며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 아시아경제DB
한랭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2017-2018절기('17.12월~'18.2월, 631명 발생)는 가장 긴 한파일수(11.8일)와 가장 낮은 최저기온(-5.5℃)을 기록한 절기로, 그간 한랭질환자 발생은 한파일수, 최저기온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으나, 최근 5년 동안의 한랭질환 발생 추이는 기상변화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작년을 보면 한랭질환 발생은 남성(69.8%, 233명)이 여성(30.2%, 101명)보다 약 2.3배 많이 나타났으며, 연령대로는 65세 이상(54.8%, 183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대부분의 추정 사망자 또한 65세 이상(87.5%, 7명)이었다. 특히, 8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30.8%(103명)의 환자 발생과 75.0%(6명)의 추정 사망을 보이고 있어, 고령층일수록 한랭질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발생 장소로는 실외 발생(74.0%, 247명)이 실내 발생(26.0%, 87명)보다 약 2.9배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많은 발생 비율을 나타낸 장소는 길가(25.4%, 85명), 집(18.3%, 61명), 주거지 주변(14.1%, 47명) 순으로 나타났다.
강추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히터를 비롯한 방한용품 등을 구비해야 한다. 아시아경제DB
발생 연령과 발생 장소의 연관성을 비교해 보면, 가장 많은 한랭질환자 발생 분포를 띄는 65세 이상 연령층(183명)의 주요 증상 발생 장소가 길가(27.9%, 51명), 집(26.8%, 49명), 주거지 주변(20.2%, 37명)으로, 노년층의 일상생활 속 한랭질환 예방이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주로 한랭질환이 발생하는 시간은 6~9시(20.1%, 67명), 9시~12시(16.8%, 56명)로, 밤 사이 낮아진 온도가 한랭질환의 영향이 될 수 있는 점에서 오전 시간 활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화성시가 겨울철 취약계층 건강 관리를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시 관계자가 관내 어르신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화성시
지역별 발생 분포로는 경기지역(19.5%, 65명)이 한랭질환자가 가장 많았고, 인구 10만명당 발생은 강원지역(2.8명)이 가장 많은 한랭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발생은 강원(2.8명) > 경북(1.5명) > 충북(1.4명) > 전북(1.3명) 순이다.
한랭질환자와 사망자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함에 따라 매년 동절기 어르신들은 한파 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평상시와 외출 시에는 보온에 신경써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급격한 온도 변화에 혈압이 상승하고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자는 추운 날씨로 인해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 상승, 혈액의 점성도 증가, 소변 양 증가로 탈수 유발 등 심뇌혈관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며, 호흡기계질환자는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로 인해 기관지 수축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기저질환을 꾸준히 치료하고 매일 실내에서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호흡기계질환자는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감염 질환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