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받치는 승승장구 '영포티' 어디갔어?'…지갑도 닫고, 취업도 줄고

인구 감소·제조업 부진에 어려워
취업자 중 21% 그쳐, 30년 만에 최소

AI로 사진화한 '영포티' 남녀전형. 인터넷커뮤니티 갈무리

고용과 소비의 중심축으로 영포티로 불리던 40대가 흔들리고 있다. 취업자 수가 3년 넘게 줄어들면서 전체 취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30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40대가 주거, 자녀 양육과 소비 지출을 떠받쳐온 만큼 이들 세대의 위축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615만4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9천명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2022년 7월(-1천명)부터 41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가운데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1.2%에 그쳤다. 1995년(21.2%) 이후 11월 기준 최소 수준이다.

40대 취업자 감소는 인구 감소와 연관이 깊다. 지난달 40대 인구는 1년 전보다 12만9천명 급감했다. 2015년 5월(-5천명)부터 10년 넘게 줄고 있으며 2022년 12월부터는 10만명대 감소 폭이 계속됐다.

지난달 40대 고용률이 80.7%로 작년보다 1.2%포인트 높아졌지만, 인구가 취업자보다 가파르게 감소하는 탓에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통상 40대는 생애 주기상 소득이 가장 높고 지출도 가장 많은 세대다. '2023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28세부터는 소득이 소비를 초과하며 흑자로 전환되고, 45세에 4433만원으로 정점을 찍는다. 흑자 규모도 1748만원으로 가장 크다. 그만큼 한국 경제에서 허리 역할을 해온 핵심 세대로, 주택 구입과 자녀 양육·교육, 내구재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다.

40대의 고용 위축이 계속되면서 지출도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비농림어가 기준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지난 3분기 가구당 소비지출 증가율은 1.4%에 그쳤다. 2023년 2분기(1.0%)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합뉴스에 "40대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위아래를 부양하는 세대"라며 "특히 코로나19 전후 주택 가격 상승기에 대출받아 집을 마련한 이들이 많아 가계부채 상환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우리나라는 호봉제 성격의 임금 구조 탓에 50대 중반이면 기업에서 밀려나게 된다"며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50대가 40대의 소비 역할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슈&트렌드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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