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지기자
NH투자증권은 19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미국 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력 수요 폭증과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터빈 등 전 부문에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목표주가 10만3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미국 내 주요 발전원의 공급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신규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쟁사인 GE 버노바가 최대 2035년까지 납품할 대형 가스터빈 계약을 내년에 체결할 예정일 정도로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달에만 여러 건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대형원전 부문에서는 체코 두코바니 프로젝트와 관련해 원자로 증기공급계통(NSSS) 4조9000억원, 터빈 7000억원 등 주기기 수주 금액이 당초 예상치인 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 연구원은 "내년부터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수주할 대형원전 프로젝트 역시 이와 비슷한 규모의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MR 부문에서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 에너지(X-energy)와 16기 규모의 주기기 계약을 체결한 점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이 연구원은 "4세대 주기기 계약이 3세대와 비슷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엑스 에너지가 진행할 프로젝트는 미국 내에서 진행되고 잠재적 수요자 역시 확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스터빈 부문에서도 북미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대형 가스터빈 3대를 수주하는 등 전 사업 영역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전망도 밝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한미 간 원자력 부문 협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을 포함한 대형원전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웨스팅하우스와 엑스 에너지, 홀텍 등 미국의 주요 원전 업체들의 상장 준비도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미국 정부가 일본과의 관세협상으로 확보한 자금을 주요 프로젝트에 투입해 원전 시장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