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워싱턴 D.C.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연시설인 케네디센터가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명칭을 변경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출범 후 전면 개편한 케네디센터 이사회 주도로 추진된 결정인 만큼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로이터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전 세계 각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들로 구성된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센터 명칭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칭 변경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이 건물을 구하기 위해 이룬 믿기 어려운 성과 때문"이라며 "이는 단순한 재건축 차원을 넘어 재정과 명성 측면에서도 큰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케네디센터는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연방의회가 추모의 뜻을 담아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고 당시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는 문화예술 공연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전면 개편하고 직접 이사장을 맡은 가운데 이뤄졌다. 그는 이른바 진보 진영과의 '문화 전쟁' 일환으로 이 같은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케네디센터 명칭 변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회에 의해 결정됐다늦 점에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여기에 백악관을 비롯한 워싱턴 공공기관 전반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문화적 취향에 맞게 재편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이란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충성파들이 케네디센터를 트럼프의 이름을 딴 기관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센터 명칭을 변경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이사회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지만, 법적으로는 여전히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라는 공식 명칭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