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현존하는 중국 최고 서화가로 평가받는 판쩡(范曾·87)이 최근 친아들 출생을 공개하며 기존 자녀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밝혀 또다시 가족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50세 연하의 아내 쉬멍(徐萌·37)과의 결혼, 납치설 해프닝에 이어 가족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중국의 유명 화가 판쩡(范曾·87)과 그의 네 번째 부인인 쉬멍(徐萌·37). 웨이보 캡처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판쩡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고 밝혔다. 판쩡은 앞서 세 차례 결혼을 통해 친딸 한 명과 의붓자식 두 명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태어난 아들은 지난해 결혼한 네 번째 아내 쉬멍과의 사이에서 얻은 첫 친아들이다.
판쩡은 "아내 쉬멍과 아들, 이렇게 셋이서 새로운 집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며 "나이가 들면서 앞으로의 모든 집안일과 생활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맡기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아들의 출생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기존 자녀들과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밝혀 파장을 키웠다.
판쩡과 자녀 간 불화는 이미 여러 차례 공론화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그의 친딸 샤오후이가 SNS를 통해 "아버지가 쉬멍에게 납치돼 실종됐고, 서화와 골동품이 사라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확산했다.
중국의 유명 화가 판쩡(范曾·87)과 그의 네 번째 부인인 쉬멍(徐萌·37). 웨이보 캡처
그러나 다음 날 판쩡의 의붓아들이 판쩡과 쉬멍이 함께 전시회를 관람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납치설은 일단락됐다. 중국 경찰 역시 "납치 관련 신고는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당시 관계자들은 "이사 과정에서 발생한 가족 간 오해와 갈등이 와전된 해프닝"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쑤성 출신인 판쩡은 1960년대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서 전통 중국화를 공부한 뒤 중국 현대 서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 그는 1963년 첫 결혼 이후 세 차례 이혼과 재혼을 거쳤으며, 세 번째 부인 장구이윈은 2021년 사망했다.
현재의 아내 쉬멍은 과거 중국 교통방송에서 진행자로 활동했으며, 판쩡과는 방송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뒤 그의 조수로 일하다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결혼은 50세 나이 차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중국의 유명 화가 판쩡(范曾·87)과 그의 네 번째 부인인 쉬멍(徐萌·37). 웨이보 캡처
판쩡은 중국 최고 수준의 회화·서예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2008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매출 40억 위안(약 8300억원)을 기록했으며, 최소 10점 이상의 작품이 경매에서 1000만 위안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1991년작 한 점은 2011년 베이징 경매에서 1840만 위안에 팔리기도 했다.
서예가로서의 위상도 확고하다. 그의 서예 작품은 0.11㎡당 약 20만 위안에 거래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용한 고전 문구의 서예전을 맡을 정도로 중국 내 영향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