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물가' 숨은 상승압력은…전월세, 高환율 변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물가 상승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전·월세 가격 급등 및 고환율 부담 장기화가 생활물가 전반을 자극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117.9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1.4%)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월세를 제외한 생활물가 상승률은 2.1%로 전월(1.7%) 대비 0.4%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가파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 따른 거래 위축으로 전·월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7.15%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반등하면서 월세와 전세 임대료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문제는 전·월세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주택 관련 서비스 물가를 통해 전체 소비자물가에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전·월세 가격 상승 장기화는 실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 한국의 임차료(전·월세) 가중치는 10% 안팎 수준이지만, 자가 점유 주택의 주거비까지 포함하면 실제 가계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물가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변수는 고환율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수입 원자재와 가공식품 가격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 세부 항목을 보면, 가공식품 물가가 전년 대비 4.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36%포인트 끌어올렸다. 빵(6.5%), 커피(15.6%) 등 생활밀착 품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최근 국무회의 보고에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이지만, 식료품 물가는 1.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입 물가는 135.21(2020년=100)로 전달보다 0.3% 올랐다. 지난 7월 이후 두 달째 상승세로 국제유가 하락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해외 매출이 큰 식품업계는 영업이익률이 평균 5%대에 못 미치며 제품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물가 상승 우려를 경고하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3조원 규모의 소비쿠폰 집행이 민생 회복보다는 물가를 자극했다"며 "시장에 돈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쌀값, 식료품, 에너지 가격은 물론 전·월세까지 동반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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