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이 대선 재도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전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정치 여정을 마무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 아시아경제DB
해리스 전 부통령은 유년기인 조카 손녀들을 언급하며 "그들은 반드시 여성 대통령이 취임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 여성 대통령이 당신이냐"고 묻자, "그럴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군 중에서 지지율이 높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를 믿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인터뷰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그는 "(지난해 대선 개표 결과를 들은 순간) '신이시여, 미국에 무슨 일이 생길까'라는 말을 되뇌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는 농담을 해 '지키 키멀 라이브' 토크쇼가 잠시 방영 중단된 것에 대해서는 "정치 풍자에 연방기관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대기업들을 향해서는 "첫날부터 권력에 무릎을 꿇었다"고 비판했다.
해당 인터뷰에 대해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공보 담당은 "미국인은 그의 터무니 없는 거짓말에 관심이 없다"며 "그래서 외국 언론에 불만을 털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지난달 24일 수요일 뉴욕 타운홀에서 자신의 저서 '107일'의 첫 번째 북 투어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대선 캠페인 기간을 뜻하는 '107일'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내고 대선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후 책을 선전하는 국내 투어를 진행 중이다. 그간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그가 차기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저서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둘러싸고 백악관 내 분위기를 폭로하기도 했다. 우선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등 건강상 문제를 "오래전 알고 있었다"면서도 불출마를 종용하기에는 "(부통령이기 때문에) 최악의 위치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중도 사퇴 이후 그의 주변 인사들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거나 방관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그들의 사고는 제로섬이었다. 그녀(해리스)가 빛나면, 그(바이든)는 희미해진다는 것"이라며 "나의 성공은 그에게 중요했지만, 그의 팀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내가 조금 더 깎아내려져야 한다고 결정한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리스 전 부통령의 북 투어가 미국 내 민주당 지지층 분열에 영향을 준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BBC는 "해리스 전 부통령의 순회 출판기념회가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