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친구 1만5000명…복대 차고 뛰는 '소통구청장 박희영'

박희영 용산구청장 인터뷰
민원 발생하면 비슷한 사례 조사해 선제 대응
"용산은 안 변할 거야, 인식 바꾼 게 보람"
구민 체감 가능한 구정 목표 실현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카카오톡 채팅방 소통은 매일 오전 8시를 조금 넘어 시작한다. 날씨와 안부 인사, 오늘 용산에 어떤 행사와 이벤트가 있는지, 어딜 방문할지 구청장이 직접 주민들에게 알린다. 주말·공휴일에도 예외 없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은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다.

박 구청장은 "휴대폰에 저장된 카카오톡 친구가 1만5000명"이라며 "가능하면 주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최대한 빨리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민원 발생을 기다리지 않고, 비슷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해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구정을 펼쳐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 제공.

지난 15일 용산구청에서 만난 박 구청장은 "생활 행정 최전선에 있는 구청장에게는 현장 행정과 주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이 많지 않아도, 권한이 크지 않아도 구청장과 공무원들이 함께 뛰면 작은 골목도, 오래된 마을도 바뀔 수 있다는 걸 지난 3년 동안 수없이 입증해왔다"며 "'용산은 안 변할 거야'라는 오래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민선 8기의 가장 큰 변화이자 성과, 보람"이라고 말했다.

두 달째 진행 중인 '16개 동 현장소통 간담회'는 박 구청장의 대표적인 현장 행정 사례다. 지난달 2일 후암동에서 시작한 간담회는 이달 22일 보광동에서 종료된다. 박 구청장은 이 기간 구청 간부들과 16개 동을 찾아다니면서 직능단체장 200여명과 1600여명의 반장을 만나고 있다. 같은 시기 관내 경로당 93곳도 함께 방문한다. 동 현장소통 간담회 시작 전후 그 지역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을 만난다. 용산구에는 경로당 93곳에 3600여명의 회원이 있다.

박 구청장은 "도로에 있는 반사경이 떨어졌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그 자리만 고치는 게 아니라 관내 비슷한 유형의 시설을 전수조사하고, 경로당 청소 민원이 생기면 전체 경로당을 대상으로 청소 문제를 점검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한다"며 "시설물 관리 리스트를 인공지능(AI) 기반 전산 시스템으로 만들어 언제든지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무리한 요구나 법령상 제한이 있는 사안은 '안 된다'고 답하면서도 왜 안 되는지 충분히 사정을 설명하면 주민들도 이해한다"며 "진심으로 주민 마음을 듣고 공감해야 신뢰가 생긴다"고 전했다.

지난 여름 박 구청장은 한 달 넘게 허리에 복대(보호대)를 차고도 하루 10개 안팎의 현장을 찾았다. 구청 바닥에서 미끄러져 허리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고도 열흘 만에 퇴원해 치료와 재활, 업무를 병행했다. 그는 올해 초 유동인구가 많은 6곳의 청소와 생활폐기물 수거 시스템을 34년 만에 개편해 휴일 없는 '월화수목금금금(주 7일 수거)' 청소 체계를 마련했는데 자신에게 역시 휴일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앞줄 가운데)은 16개 동 반장 1600여명과 만나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지난달 5일 청파동 현장소통 간담회 모습. 용산구 제공.

용산구 내 18개 초·중·고교 관계자와 학부모도 틈틈이 만난다. 지난 6월 시작한 이 간담회는 다음 달까지 계속된다. 박 구청장은 "학부모와 교장 선생님들을 잇따라 만나 의견을 듣고, 편의시설 개선과 안전한 통학로 확보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다"며 "용산구는 학생 수가 적어 예산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지만, 교육청과도 협력해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 박 구청장은 25개 자치구 중 20위(2021년 기준)였던 용산구의 공교육 만족도를 1위(서울서베이 2023년 기준)로 끌어올렸다. 그는 이를 민선 8기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교육 1번지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 결과로 봤다.

용산구는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용산구 글로벌 교육 활성화 및 미래교육발전 연구용역'을 마쳤고, 이달 16일에는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인근 청년안심주택 오피스에 '용산글로벌교육지원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진학상담과 자기주도 학습, 인성·리더십 교육, AI 기반 학습이 이뤄진다. 또한 박 구청장은 용산문화재단 설립, 용산 AI·ICT 콘텐츠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 추진 등도 임기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그는 "구청장이 직접 응대하는 행정 방식이 용산에선 일상이 됐고, 변화의 출발점이 됐다"며 "'박희영 표' '메이커 정책'을 내세워 추진하는 것보다 구민들이 직접 일상이 변하는 걸 체감하는 구정을 펼쳐 나가자는 게 목표였고, 그걸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찾아가는 학부모간담회에서 건의사항을 듣고 답변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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