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순대외자산, 2030년 GDP 대비 75% 전망'

2014년 첫 플러스 이후 꾸준한 증가
경상수지 흑자 기반 지속 확대 전망
보유 구조도 다각화 평가
주식·채권 40%, 달러화 자산 60% 차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Net International Investment Position·NIIP)이 2024년 59%에서 2030년에는 7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외자산은 외환보유액과 함께 국가의 대외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외환위기와 같은 충격 상황에서 환율 급등이나 자본 순유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26일 IMF의 '2024년 대외 부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순대외자산은 약 1조1000억달러로 나타났다. GDP 대비 59% 수준으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순대외자산은 국내 경제주체가 보유한 해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금융 투자금을 뺀 금액이다. 이 수치가 클수록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이 크다. 유사시 해당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킬 수 있어서 간접적인 방파제 역할을 한다.

IMF는 우리나라의 순대외자산이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GDP 대비 7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의 순대외자산의 보유 구조도 다각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해외자산은 주식·채권 증권투자가 약 40%, 달러화 표시 자산이 약 60%를 차지해 해외 자산 보유가 다각화돼 있다"고 했다.

한국 경제 안정성을 가늠하는 또 다른 축인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도 IMF는 "다양한 현실적 충격 시나리오에서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외환 유동성 완충 역할을 수행한다"고 진단했다. 2024년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을 ▲GDP 대비 22% ▲단기채무의 2.1배 ▲수입의 6.4개월분 ▲광의통화(M2)의 13% 수준으로 평가했다. 안정적인 범주에 속하며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충분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외환보유액 규모를 얼마나 쌓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존재한다. 미국 등 주요국은 외환보유액 변동을 통해 시장 개입 여부를 추정하기 때문에 당국 입장에서는 개입 신호를 최소화하면서도 충분한 방어력을 확보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다. 통상적으로는 적어도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외채를 갚을 수 있을 정도인지, 위기 상황에서 적어도 3개월 동안 외환보유액으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지, 외환보유액이 외환위기 시 자국민 자본 이탈에 대비하기 위한 정도로 존재하는지(광의통화 대비 5%) 등을 평가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 순대외자산 GDP 대비 90%

세계 최대인 일본의 순대외자산은 2024년 말 기준 3조6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GDP 대비 90% 수준인데 2023년 80%에서 크게 상승한 규모다. IMF는 "일본의 순대외자산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2016~2019년) 평균인 62%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순 해외직접투자 및 포트폴리오 유출 증가와 엔화 약세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의해 주도됐다"고 분석했다.

보유 자산의 안전성 또한 높았다. 일본의 해외자산은 포트폴리오 투자(투자수익을 위해 각종 유가증권에 투자)가 42%,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21%를 차지하며 위험 분산이 양호하게 이뤄져 있다. 포트폴리오 투자 중 달러 표시 비중이 56%에 달했다. 지난해 순투자수익률 또한 7.4%로 팬데믹 이전 평균(6.2%)보다 높아졌다. 일본의 대규모 대외자산은 고령화 사회에서 노후 소비를 보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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