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송보현기자
광주시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일부 학교 석면 해체 공사를 연기한 가운데 교장·교감 대상 호텔 연수를 진행해 도마 위에 올랐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학생과 교직원 안전과 직결된다.
광주교사노조는 지난 24일 "시교육청은 안전 공사는 미루면서도 교장·교감 연수에는 예산을 쓰고 있다"며 "일관성 없는 재정 운용"이라고 비판했다.
광주교사노조가 지난 23일 광주시교육청교육연수원에 내건 ‘석면 공사 미루고 교장·교감 호화연수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광주교사노조 제공
노조가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7월 3일 24개 초·중학교에 "올해 겨울방학 석면 해체 공사가 예산 미확보로 불가능하다"며 "중장기 계획이 수립되면 안내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이달 23~24일 유치원·초등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호텔 연수를 진행했다. 강의와 분임토의 외에 진주 남강 유등전시장, 사천바다케이블카 탐방 일정이 포함됐다. 24일부터는 중등교장과 특수학교장이, 다음 달 말에는 유·초·중·고 교감이 같은 과정을 밟는다.
교사노조는 "석면 해체 공사는 학생·교직원 안전과 직결되는 사업이고 냉난방기 교체와 연계된 필수 공사다"면서 "연수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장애학생체육대회를 취소한 뒤, 사립학교 직원 체육대회는 이벤트업체까지 불러 치러 비판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시교육청은 학생·학부모, 교원들에게 사과하고 연수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시교육청.
시교육청은 해명자료를 내 "이번 연수는 자체 예산이 아닌 교육부 특별교부금으로 추진했으며, 용도를 변경해 다른 사업에 쓸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최저가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고, 기존 직무연수 평균 단가보다 저렴하게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수는 6월부터 교사들도 참여해 왔고, 연말까지 이어질 계획"이라며 "교육활동 보호, 학교 예산 지원 등 현장의 어려움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석면 해체 공사와 관련해선 "2025년 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국가 재정 긴축 기조에 따라 불가피하게 연기됐으며, 2026년 본예산에 반영해 연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