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윤기자
지난 7월 경기 오산시에서 발생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의 원인 규명이 당초 계획보다 3개월 늦어지게 됐다. '오산 보강토옹벽 붕괴사고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는 19일 "현장 추가 붕괴와 집중호우로 정밀 조사가 필요해 조사 기한을 기존 9월 20일에서 12월 20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7월 21일 착수 회의를 시작으로 현장 조사 2회, 전체회의 5회, 관계자 청문 2회 등을 진행해 왔다. 설계도서 검토와 3D 영상 분석을 바탕으로 붕괴 시나리오를 논의하는 등 원인 규명 작업에 집중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했다.
지난 7월16일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사고 현장은 이미 1차 안전조치로 계측기 설치와 마대쌓기 작업을 마쳤으나 집중호우 이후 지반 균열과 변위가 발생했다. 2차 안정화 과정에서는 추가 붕괴까지 일어나 현장 안전 확보가 시급해졌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시료 채취와 현장 시험 결과를 반영한 3차원 구조해석, 붕괴 시나리오 검증 등을 통해 원인을 정밀하게 규명할 계획이다.
권오균 사조위원장은 "사고 원인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은 단서까지 다각도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설계도서 검토, 지반조사, 각종 구조해석 및 검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객관적으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16일 오산시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에서 높이 10m의 옹벽이 무너져 그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운전하던 40대 남성이 숨졌다. 문제의 옹벽은 '보강토옹벽'으로 불리는데, 흙 속에 철근 등 보강재를 넣어 흙더미 자체가 벽처럼 버티도록 만든 구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