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규모 안보포럼 개최…美 견제 메시지 나올까

17~19일 연례 '샹산포럼' 통해 안보 외교전 확대

중국이 100여개국 국방·군사 지도자와 학계 인사를 불러 모으는 대규모 안보 포럼을 개최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무역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온 미국을 겨냥한 견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1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17~19일 베이징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제 질서 공동 수호와 평화적 발전 촉진'을 주제로 제12회 '샹산(香山)포럼'을 개최한다. 행사에는 100여개국 국방·군사 지도자와 싱크탱크 전문가, 학계 인사 등 1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2006년 중국 국방부가 출범시킨 연례 다자 안보 회의인 샹산포럼은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싱가포르 아시아 안보 회의)'로도 불린다. 행사 자체는 중국 국방부장이 주관하지만 시 주석이 축하 서한을 통해 중국 안보 구상과 국제 질서 비전을 홍보하는 창구로 활용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3일 열린 '항일전쟁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맞서는 단결을 촉구하며 사실상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샹샨포럼을 통해 열병식 때 공개됐던 최신 무기의 구체적인 정보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東風·DF)-5C와 장거리 미사일 DF-61, 최대 사거리 5000㎞ 수준의 DF-26D,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DF-17 등을 공개했다. DF 계열 외에도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미사일 등 YJ 계열 미사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등 JL 계열 미사일도 과시했다.

제임스 차르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올해 샹샨포럼에 참여하는 외국 대표단은 인민해방군의 일부 무기 체계에 대한 기술 정보를 더 많이 얻으려 할 것"이라며 "이 행사는 중국의 진화하는 군사 현대화와 인민해방군의 리더십에 대해 알아볼 기회"라고 설명했다.

서방은 이번 포럼에 비교적 격이 낮은 수준의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대화'를 역내 비공식 대표 안보회의로 삼으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지난해 국방부 부차관보를 파견했던 미국은 올해에는 베이징 미국 대사관의 국방 무관을 참석시킨다는 방침이다. 그 외 주요 인사로는 싱가포르의 찬춘싱 국방부 장관,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칼레드 노르딘 국방장관이 참석한다.

최근 남중국해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번 행사는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최근 항공모함인 푸젠함 훈련과 미국·영국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를 둘러싸고 미국에 강하게 경고했으며, 고위 당국자들도 잇따라 미 장관들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 간섭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국제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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