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8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을 두고 초반에는 평가가 엇갈렸으나, 투자자들은 결국 인공지능(AI)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며 매수세를 확대했다. S&P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넘어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67포인트(0.16%) 상승한 4만5636.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0.46포인트(0.32%) 오른 6501.86으로 장을 마쳐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5.019포인트(0.53%) 상승한 2만1705.158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0.82% 내렸다. 다만 AI 붐이 유효하다는 전망 속에 다른 반도체주는 상승했다. 브로드컴과 마이크론은 각각 2.78%, 3.61% 상승했다. 애플은 0.9% 뛰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0.57% 올랐다.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2분기(올해 5~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67억4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이 1.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460억5000만달러·1.01달러)를 웃돈 수치다. 다만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데이터센터 실적 부진과 전체 매출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있었지만, 실적이 AI 투자 지속성을 뒷받침한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심리는 회복됐다.
보수적인 실적 전망 방침도 긍정적인 반응을 낳았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실적 전망에서 중국을 제외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7월 말부터 H20의 중국 판매 재개를 승인한 만큼, 향후 실적은 기대 이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P모건, 시티그룹, 번스타인 등 주요 월가 은행들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데이비드 와그너 주식 부문 책임자는 "주가 하락은 다소 잘못된 성급한 반응으로, 하락세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엔비디아는 분기 매출 성장률이 50%를 넘는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속보치(3.0%)보다 0.3%포인트 상향된 수치로, 다우존스 전망치(3.1%)도 웃돌았다. 수입 감소로 인한 무역수지 개선, 소비 확대가 큰 역할을 했고 기업 투자 증가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
이번 주 남은 주요 경제 지표로는 29일 미 상무부가 발표할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남아 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6월(2.8%)보다 높은 수준이자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미국 투자 분석가는 "지표가 예상에 부합하거나 낮으면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고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진 않겠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월가 분위기가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국채 금리는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 상승한 3.63%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