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 전후 구상 회의…'휴양지·무역허브 재건 논의'

"美의 전후 가자구상, 네타냐후에 휴전 수용 명분 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과 함께 가자지구를 무역 허브이자 휴양지로 재건하는 전후 구상안을 논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유대인 부동산 사업가인 쿠슈너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동 정책을 맡아 친이스라엘 성향이 짙게 반영된 정책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또 블레어 전 총리는 중동 분쟁에 오래 관여한 전문가이지만 편향적인 시각으로 인해 논란이 많은 인물이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전후 가자지구에 대한 계획을 논의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중동에서 손꼽히는 '리비에라(아름다운 해안 휴양지)'로 바꾸자고 제안한 뒤 나온 진전이다.

영국 더타임스는 블레어 전 총리가 쿠슈너와 함께 가자지구를 무역 허브와 휴양지로 재건할 계획에 공을 들였으며, 이와 관련한 구상을 이날 회의해서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가자지구의 소유권을 미국이 차지해 주민을 이주시키고 리조트를 짓겠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인종청소'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같은 취지의 주장을 추가로 꺼내지 않고 있다.

쿠슈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날 제시한 가자지구 전후 비전의 대전제는 하마스의 퇴출이었다. 당초 이들은 하마스가 권력을 상실한 뒤 가자지구를 어떻게 통치할지 구상을 논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기를, 그 지역에 있는 모든 이들의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며 회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아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기근이 선포된 가자지구에 원조 속도를 높일 방안, 이스라엘 인질을 구출할 방안 등도 논의됐다. 최근 하마스가 인질 20여명 중 10명을 우선 석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재국의 휴전안에 동의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모든 억류자가 한꺼번에 풀려나야 한다며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악관이 관여한 가자 전후 구상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휴전을 수용할 정치적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하마스의 전면 해체가 전쟁의 목표인 만큼, 하마스 축출을 전제로 삼는 전후 구상이 이스라엘에 포괄적 해법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포괄적인 계획을 짜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주의 동기가 반영돼 있다"고 했다. 부동산 투자자이자 변호사 출신인 그는 블레어 전 총리, 쿠슈너와 함께 지난 수개월 간 가자지구 전후 구상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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