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가 27일(현지시간) 발표한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에서 매출 467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1.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매출 460억달러·EPS 1.01달러)를 모두 웃도는 성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 순이익은 59% 증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 덕분이다. 월가는 531억4000만달러를 예상했다. 다만 이번 전망치에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로 수출이 중단됐다가 7월 재개 승인을 받은 H20 칩의 중국 판매는 포함되지 않았다.
엔비디아 매출의 대부분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11억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동안 중국에 H20 칩을 판매하지 못했지만 대신 중국 외 고객에 1억8000만달러 규모의 H20 재고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H20 칩은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로 중국 수출이 제한됐다가 7월 판매 재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가량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서 거뒀으며 이들 기업은 최신 세대 칩인 블랙웰(Blackwell)을 매입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블랙웰 판매는 1분기보다 17% 늘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블랙웰은 세대 교체 수준의 도약을 이뤄낸 AI 플랫폼"이라며 "수요가 폭발적이며, AI 경쟁의 중심에 블랙웰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43억달러였고, 로보틱스 부문 매출은 69% 급증해 5억8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로보틱스를 향후 최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했다. 일부 애널리스트 전망치에는 못 미친 데다가 AI 시장 과열 우려와 중국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5%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H20 칩의 중국 판매가 일시 중단된 영향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간 외 주가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인베스팅닷컴은 "AI 관련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