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지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26일 한국 증시는 세제개편안 불확실성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에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9.27포인트(0.77%) 내린 4만5282.47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59포인트(0.43%) 떨어진 6439.32, 나스닥지수는 47.24포인트(0.22%) 하락한 2만1449.29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0.96% 밀렸다.
이같은 약세는 연내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22일 잭슨홀 연설에서 "정책이 제한적인 영역에 있으며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 변화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인하 방향이 분명하다"고 발언했던 것보다 신중한 어조였다. 이에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연설 직후 90%대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80%대 초반으로 내려온 상태다.
여기에 물가 지표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29일 발표될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돼 6월(2.8%)을 웃돌고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주요 기술주 중 엔비디아, 테슬라, 알파벳이 1%대 강세를 보인 반면, 인텔 등 일부 종목은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에너지를 제외한 대부분 부문이 약세였으며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분야는 1% 이상 떨어졌다.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4% 넘게 오르며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전망이 급변할 가능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기에 단기적으로는 7~8월보다 위험관리에 대한 무게중심을 높여가는 것도 대안"이라며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미국이나 한국 모두 주가 우상향 추세는 유효하므로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2차 상법개정안 통과에도 강세로 마감했던 국내 증시는 이날 하락 출발한 후 지수 정체 흐름을 유지하며 업종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조선 분야 협력, 북미 정상회담 추진, 에너지 구매 등의 논의로 무난하게 종료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지영·이성훈 연구원은 "정상회담은 증시 전반에 상방 모멘텀을 제공하기보다는 조선, 남북 경협주 등 특정 업종 및 테마를 중심으로 단기 수급 쏠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짚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에서 전체 흐름이 불리하게 전개되기보다 종목 장세가 더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조선, 에너지 분야가 가장 큰 관심 대상이다. 대북 관련주도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영향이 큰 수출주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