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분 약 4%를 보유한 VIP자산운용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데 이어, 이번엔 소액주주들이 대통령실과 공정거래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23일 주주권익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액트를 통해 모인 롯데렌탈 소액주주 연대(1206명·지분율 1.76%)는 탄원서에서 "해당 유상증자는 종전 지배주주인 롯데그룹 측과 새 인수자인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에만 특혜를 제공하고 소액주주는 지분 희석과 주가 하락이라는 피해만 떠안는 불공정 거래"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월 롯데그룹이 어피니티에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6000억원에 매각한 데서 비롯됐다.당시 매각가는 주당 7만7115원으로 당시 시장가 대비 약 262%의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였다. 동시에 롯데렌탈은 유상증자로 2120억원어치의 신주를 발행해 어피니티에 배정키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유상증자 배정가는 주당 2만9180원에 불과했다. 매각가보다 훨씬 낮아 어피니티가 싸게 더 많은 지분을 사게 해주는 부당 조처라는 것이 소수주주 측 주장이다.
소액주주 연대는 "롯데렌탈은 현금 보유액이 4500억원에 달하고 A+ 신용등급을 갖고 있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지 자체가 의문"이라며 "대주주와 사모펀드의 이해만 반영된 기형적 구조의 거래인 만큼 유상증자를 철회하고 모든 주주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개 매수 방식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공개 매수는 롯데그룹 외 타 주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기회를 주기 위해 사측이 적정 가격에 주식을 사는 조처를 뜻한다.
앞서 VIP자산운용도 이번 달 주주서한에서 해당 유상증자가 주주권익을 침해할 위험이 크다며 계획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VIP자산운용은 "지금이야말로 각 이사가 자신에게 부여된 충실의무를 자각하고 그 책임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며 "롯데렌탈 사외이사들이 주주가치를 지키는 용기 있는 선택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