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재명 독재는 지나친 우려…윤석열식 '낙인 찍기' 안 하면 돼'

김종인, 6.3 대선 결과 평가
"李, 12.3 계엄 때 별의 순간"
"국힘, 尹과 관계 단절 못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이재명 독재' 주장에 대해 "지나친 우려"라며 "우리나라 국민의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정권의 앞날에 충고했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먼저 이 대통령의 득표율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은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사실 반수가 넘는 사람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할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국민통합이 안 되는 것은 경제 양극화가 너무 심화해 빈부 격차가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며 "경제적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국민) 통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 극복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축소하는 의미에서 행해야 한다. 너무 광범위하게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국민과의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들에 대한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식으로 자기 반대하는 사람은 '반국가 세력'이라고 낙인을 찍어서 국민을 갈라놓는 식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별의 순간'은 12월 3일 계엄과 함께 오지 않았나 싶다"며 "(윤 전 대통령이) 군을 동원해 정치하겠다고 하는 그런 상상치 못할 발상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에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의 모습. 김현민 기자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영남권 정당으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암시됐다. 어떻게 해야 전국적인 지지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투표수로 보면 약 280만표 차이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동영 후보 다음으로 큰 격차"라며 "아무 명분도 없는 선거를 해서 패배했는데 그 의미를 되새겨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앞으로도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못하고 김 후보도 그 문제에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며 "한동훈 전 대표만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명분을 뚜렷하게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아 오늘날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두 자릿수 득표에 실패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자기 미래에 대한 정치적인 기반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하기 위해서 대선에 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마지막 설화로 본인 이미지를 상실한 것 자체가 (득표율) 두 자릿수로 가는 데 상당히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자릿수를 얻지 못한 건 좀 애석하다고 생각하지만 8% 가까이 얻은 것은 자기의 정치적인 기반을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 당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한 바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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