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한기자
경기도지사 출신 정치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6·3 대선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최대 표밭인 경기도 승리를 토대로 인천은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선전하면서 대선 승리를 견인했다. 다만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영남에서는 국민의힘이 표를 독식하는 지역 구도 현상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연합뉴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 전국 득표율은 이 대통령이 49.42%,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1.15%,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8.34%,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0.98%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절반이 몰려 있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를 모두 앞섰다. 서울은 이 대통령이 47.13%, 김 후보가 41.55% 득표율을 기록했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50.56%)이 서울에서 이 대통령(45.73%)을 앞섰다.
가장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 경기는 이 대통령(52.20%)이 김 후보(37.95%)에게 압승을 거뒀다. 두 후보 모두 경기지사를 역임한 인물이지만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가 속한 인천에서 51.67%를 득표하면서 김 후보(38.44%)를 압도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에서도 선전했다. 수정구·중원구·분당구에서 각각 54.38%, 57.53%, 44.30%를 득표했다. 분당구에서는 보수 정당 강세 현상이 재확인됐다.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드 역할을 해온 충청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우위를 보였다. 1992년 14대 대선부터 충청 민심을 얻은 후보가 대권을 잡는다는 정치권 속설이 이번에도 통했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한 이 대통령은 세종에서 55.62%를 기록해 김 후보(33.21%)를 앞섰다. 대전에서는 이 대통령이 48.50%를, 김 후보가 40.58%를 얻었다. 충남에서는 이 대통령이 47.68%를, 김 후보가 43.26%를 받았다. 충북에서는 이 대통령이 47.47%를, 김 후보가 43.22%를 득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부인 김혜경 여사 고향인 충주에서 46.04%를 득표해 45.19%를 얻은 김 후보를 꺾었다. 충주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강세 지역이지만 '대통령의 처가'라는 상징성이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세종을 제외한 대전·충남·충북 모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패했는데,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이 대통령은 고향인 대구·경북(TK)은 물론이고, 부산·경남(PK)에서도 파란을 일으키고자 공을 들였지만 영남권의 지역주의 벽은 높았다. 대구에서 이 대통령은 23.22%를 득표했는데, 이는 직전 대선 때 받은 득표율(21.6%)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북은 지난 대선(23.8%)보다 다소 높은 25.52%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는 31.28%를 얻었다.
다만 부산·울산·경남(PK)에서 40% 수준의 득표율이 나온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부산에서는 40.14%, 경남은 39.40%, 울산은 42.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PK 출신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기록한 득표율보다 높은 결과다. 다만 동남투자은행 설립, 해양수산부 및 HMM 이전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는 등 PK 지역에 공을 들인 것을 고려할 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득표율이라는 평가도 있다.
호남은 이번에도 이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광주에서 84.77%, 전남에서 85.87%, 전북에서 82.65%를 받았다. 반면 김 후보는 각각 8.02%, 8.54%, 10.90%를 얻은 데 그쳤다. 강원에선 이 대통령이 43.95%, 김 후보가 47.30%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주에서는 이 대통령이 54.76%로 김 후보(34.78)를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