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신세계백화점은 청동용을 소재로 제작한 3D 영상에 이은 두 번째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순종어차 중구 순례'를 신세계스퀘어에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신세계스퀘어, 순종어차와 떠나는 서울 시간 여행. 신세계백화점 제공
영상의 주인공인 순종어차는 조선의 마지막 국왕이자 대한제국 2대 황제인 순종이 주로 탔던 자동차로 순정효황후어차와 더불어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모델이다.
1918년 제작된 순종어차는 마차와 비슷한 모습의 초기 자동차 형태를 띠고 있으며, 전통 기법인 옻칠로 도장된 목재 차체와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이화문(오얏꽃 문장)이 곳곳에 장식된 것이 특징이다.
순종어차는 근대 전환기 해외에서 유입된 기술과 문화가 대한제국 황실에 끼친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사회 전반에서 이뤄진 근대화 작업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다.
미디어아트 '순종어차 중구 순례'는 순종어차와 함께하는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한다. "오늘까지도 순종어차가 운행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이번 영상은 순종어차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서울의 랜드마크와 생활상을 통해 우리의 근현대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영상은 순종어차가 1900년대 순종황제가 어차를 탑승했던 창덕궁 희정당에서 출발해 1950년대 숭례문, 1980년대 서울역을 거쳐 2025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별 모습을 마치 연극 무대가 교체되듯 자연스럽게 전환해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영상 곳곳에는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유머 포인트도 함께 담았다. 1980년대로 전환되는 장면 속 등장하는 신문에서는 당시 신세계백화점의 지면 광고를, 서울역 장면에서 보이는 입간판에서는 오는 30일까지 신세계백화점 헤리티지 뮤지엄에서 개최하는 '명동 살롱' 표시를 찾아볼 수 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상무는 "순종어차가 가지고 있는 국가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이번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신세계스퀘어를 통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