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최근 경북 구미시가 안전상의 이유로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가운데, 다음 공연 개최지인 경남 김해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승환은 오는 29일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26일 김해시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과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승환 콘서트와 관련된 민원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시민들은 이승환이 정치적인 발언을 해왔던 점을 들어 구미시처럼 콘서트 대관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승환은) 콘서트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부각해 국민들을 선동하고 싸움을 일으키고 있다", "노래 부를 자유는 있으나 편향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내 또 한쪽을 실망시키고 있는 이승환의 대관을 취소해 달라"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현시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사상 검열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파탄 내려는 행동", "우리는 민주시민으로 평화롭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법을 보고 자랐다. 특정 가수가 싫을 수 있고, 정치적 성향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걸 트집 잡아서 타인의 생업과 타인의 문화공연을 이렇게 방해하는 게 맞냐"라는 반박 글도 나타나고 있다.
이승환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촛불 문화제에서 무대 위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당시 “나는 탄핵 집회 전문 가수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집회 등에 섰다”며 “다시는 이런 집회 무대에 안 설 줄 알았는데, 또 노구를 이끌고 거동이 불편한 채로 오게 돼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공산당으로 오해하는데, 나는 부산에서 태어났고 강남 8학군 출신으로 보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오죽했으면 이렇겠나. 난 자본주의, 민주주의다. 내일은 무조건 끝내길 바란다. 집회는 더 이상 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3일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승환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으나, 이승환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에 이승환은 "구미시는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며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